“이제 우리 지방은 더 이상 무슨 필요가 있겠습니까?” “전국을 서울시로 하거나 하나로 묶는 도시로 만들면 어떻겠습니까. 서울과 비서울을 구별할 필요도 없고 차별이니 역차별이니 하는 말도 없어지고 말입니다.”
비수도권 지역에서 취재활동을 하며 사람들과 세상이야기를 하노라면 자연스럽게 도달하는 한탄이자 결론이다. 그런대로 형편이 안정된 공직자는 물론 어렵게 기업체를 꾸려가는 기업인이나 봉급생활자 그리고 하루하루 살아가는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느끼는 ‘비수도권’ 국민들의 비애감이랄까.
오랫동안 중앙집권적인 통치와 문화에 익숙해져 온 사회 탓인지 참여정부가 출범하면서 주창하고 있는 지방분권과 균형발전 정책이 진통을 거듭하고 있는 모양이다. 워낙 서울중심으로 살아왔던 국민들이라 중앙과 지방이 함께 잘 살자는 주장이 잘 이해되지 않는 모양이다. 국민들 의식뿐 아니라 소위 서울권 언론매체들의 관심도 별로인 듯하다.
“분권운동과 균형발전이 잘 추진되도록 보도해 달라”는 주문이 쏟아지지만 ‘비수도권 생활자’ 글쟁이에 불과, 제대로 역할을 하지 못해 늘 부끄러울 따름이다.
따라서 과거 대한민국을 좌지우지하고 특정인들의 이익을 위해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며 ‘견마지로’를 아끼지 않았던 화려한 경력을 가졌고, 오늘날에도 여전히 센 힘을 갖고 있는 ‘비지방적’ 언론매체의 ‘비수도권’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바라고 싶다. 그동안 역사에 무수하게 지은 죄를 조금이라도 갚는다는 의미에서 신정부의 ‘지방 살리기’와 ‘함께 잘 살기’에 관심을 줄 수 없을까.
솔직히 말해 지금 수도권을 제외하면 지방은 사실상 죽은 것이나 다름없다. 갈수록 이런 현상은 더욱 심해질 것이란 비관론이 확산되고 많은 현상들이 그런 심증을 굳게 해주고 있다.
그러나 ‘비지방적’ 언론들은 이런 문제를 외면하는 것 같아 씁쓸하다. 게다가 ‘비지방적 언론사’에 들어가서 비수도권에서 근무하고 비수도권의 물과 공기를 마시며 살아가는 기자들까지도 바로 자신이 발을 딛고 있는 비수도권의 발전에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어 가슴이 아프기까지 하다.
‘균형발전을 위한 지방분권’을 향한 비수도권 국민들의 꿈틀거림이 후손들에게 밝은 21세기와 새로운 시대를 물려주는 ‘한민족의 용틀임’으로 승화되기 위해 ‘수도권 언론들’의 애정과 관심을 기대해 본다. 물론 한갓대낮의 허황된 꿈에 불과하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