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의 네 번째 목요일(27일)에 맞이하는 감사절(Thanksgiving Day) 때문일까. 기자협회의 이달의 기자상(제158회)’ 심사에서 전례가 드문 큰 수확을 거두었다. 7개 부문 모두에서 수상작이 나와 12개 작품이 선정됐다. 특히 취재보도 부문에서만 4개 작품이 뽑혔다.
이같은 풍작은 최근 노무현 대통령 측근비리 수사를 둘러싼 정치권의 혼란상을 비롯해 사회 전반에 관한 일선 기자들의 취재활동이 매우 활발했음을 잘 나타내준다. 출품작 중에는 비록 수상작으로 선정되지는 못했어도 문제의식과 비판의식이 생생하게 살아있음을 보여주는 우수한 작품이 적지 않았다. 이 기사들을 출품한 기자들에게 먼저 심사위원들의 격려와 아쉬움을 전하고 싶다.
취재보도 부문의 ‘최도술씨 대선후 10억대 수수’(내일신문)와 ‘노대통령 측근 최도술 전총무비서관 출국금지 내막’(일요신문)은 이광재 양길승씨에 이은 세 번째 노대통령 측근비리사건의 내사진행 사실을 알렸음은 물론 그후 초미의 관심사로 대두된 대기업의 불법 대선자금 제공사건의 서막을 열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두 기사가 같은 날 보도되어 어느 것이 ‘특종’이냐에 대한 논란이 있기도 했으나 각기 다른 각도에서 검찰수사의 중요 진행상황을 보도했다는 점이 인정됐다. 다만 내일신문의 경우 첫 보도에서 최도술씨를 실명 처리하지 않았으나 기사내용상 그를 지칭한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대검중수부, 기자 통화내역 수시조회’(한겨레)는 출입기자들에 대한 중대한 인권침해라는 측면에서 좋은 기사로 평가됐다. 하지만 한겨레를 포함한 언론사들이 대체로 소극적인 단발기사로 처리해 아쉬움을 남겼다. ‘전두환씨 숨긴 돈 꼬리 잡혔다’(한국일보)는 다른 신문이 먼저 취재 단서를 잡았다가 놓친 것을 검찰수사에서 비자금 돈세탁 사실을 포착, 보도해 성가를 높였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의 ‘학벌차별 체험기’(동아일보)는 대학입학시 수능성적이 비슷했던 서울 명문 사립대와 지방대 졸업생 2명을 내세워 탐사보도 방식으로 구직시장에서의 학벌차별 실태를 설득력 있게 고발했다. 지역취재보도 부문의 ‘국군의 날 엉터리 태극기’(매일신문)는 대통령 사열차량에 단 태극기의 괘 하나가 잘못 그려진 사진 한 장으로 정신 나간 국방부를 질타했다. 이 사진 고발은 독자의 제보에 의한 것으로, 독자와 함께 만드는 신문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상기시켰다.
지역기획 신문·통신부문의 ‘살아있는 축제를 찾아서’(경인일보)는 전통문화와 예술, 토산품축제 등 다양한 지역축제 현장을 순회하면서 새로운 축제문화의 가능성을 모색해 봤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얻었다. 편집이 특히 좋았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으나 메인기사와 전문가의 의견이 모순되는 듯한 일면을 보인 것은 옥의 티였다는 의견이 있었다.
전문보도(사진) 부문의 ‘어색한 헛기침’은 한나라당의 최병렬 대표와 이회창 전 총재의 미묘한 관계를 재미있게 표현한 것으로 평가됐다. 또 ‘카지노에 빠진 국회의원’(동아일보)은 열린우리당의 송영진 의원이 미8군 영내 카지노에서 도박에 열중하고 있는 모습을 어렵게 잡은 수작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