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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제공 해외연수 안간다

MBC 방송강령 명문화…KBS도 자체 해외연수 강화키로

서정은 기자  2004.02.25 03:0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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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사들이 기업체 재단 등 외부에서 제공하는 해외연수를 중단하거나 대폭 줄이는 대신 자체 연수를 강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MBC는 지난 2일 창사 42주년을 맞아 개정한 방송강령에서 “일체의 연수는 회사가 모든 비용을 부담한다”는 윤리준칙을 신설했다. 삼성과 LG 등 기업체 재단이 제공하는 해외연수를 모두 중단하고 연수 비용의 자사 부담 원칙을 명문화한 것이다. 관련기사 00면

MBC 정책기획팀 최기화 차장은 “기업체 재단의 연수 제공은 사회에 대한 이익환원이라는 측면이 있으나 연수를 다녀온 뒤 불필요한 오해나 잡음의 소지도 있다는 점에서 원칙적으로 가지 않기로 방침을 정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MBC 보도국 기자들은 기업체 재단의 해외연수가 ‘장학생 관리’나 ‘유착관계 형성’ 등 각종 오해와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는 점에서 전면 중단하고, 회사가 제공하는 해외연수 기회를 늘려야 한다고 요구해왔다.

이와 관련 MBC 보도국 한 기자는 “자체적으로 연수 비용을 충당할 수 있는 여건이 되는 언론사라면 그동안 관행적으로 제공받아온 기업체 재단 연수를 중단할 필요가 있다”며 “그렇게 되면 재정상황이 어려운 다른 언론사 기자들에게 그만큼 더 기회가 돌아가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한편 KBS 보도국 기자들 사이에서도 기업체 재단이 제공하는 연수는 가급적 가지않는 것이 바람직하다는데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 KBS 보도국 한 차장은 “기업체 재단의 연수를 다녀오게 되면 광의의 의미에서 특정 기업에 경도될 가능성이 항상 열려있다고 봐야 한다”며 “공영방송이라면 이러한 가능성을 최대한 배제하는 것이 옳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연수제도 전반을 개편하고 있는 KBS는 자체 해외연수 예산을 대폭 강화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또 기업체 재단 등 외부에서 제공하는 연수와 관련 그동안 회사에서 지원자를 신청받아 관리하고 선발된 직원에게는 모두 급여를 줘왔던 기존 방식을 폐지하기로 했다.

KBS 연수원 김영신 주간은 “개인 목표나 기업체 재단에 맞는 목표에 따라 진행되는 연수는 회사비용으로 보내지 않겠다는 의미”라며 “외부에서 연수를 받아와도 회사의 연수목표에 맞게 심사한 뒤 연수자를 선발할 계획이고 앞으로 외부재단 연수대상자와 내부예산 대상자를 합친 양만큼 회사 비용으로 연수를 보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정은 기자 punda@joualist.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