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내 현지 언론 상황이 미군측의 언론통제로 인해 제기능을 하지 못하는 것으로 지적됐다.
2일 오후2시 안국동 느티나무 카페에서 개최된 ‘이라크 언론상황 발표회’에서 이라크 <알 무하자하> 신문사의 살람 알 주보리 기자는 “전후 이라크엔 100개가 넘는 신문사가 생겼으나 그중 대중적인 신문은 20개에 불과하다”며 “이들 중 대다수도 정당이나 정치적 조직 그리고 미군 등에 영합하는 어용 언론이 대부분”이라고 전했다. 또 미국의 언론 통제도 심해 미군을 비판하는 기사는 언급조차 할 수 없으며 이를 위반할 시 취재물 압수와 구속은 물론 목숨까지 위태로울 수 있다고 진술했다.
파병을 반대하는 시민단체인 ‘함께 가는 사람들’의 한상진 팀장은 “미국 통치 전략에 의해 이라크 국민뿐만 아니라 한국의 언론도 농락당하고 있다”며 “모든 사실이 미군 통치하에 왜곡 보도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 팀장은 또 이라크 내 수니파와 시아파 갈등에 대한 과장보도, 치안상황에 대한 악성 보도 등을 예로 들며 한국 언론의 편파보도에 대해 각성을 촉구하기도 했다.
한편 전국언론노조, 민언련, 함께 가는 사람들 등 5개 시민단체는 이날 별도의 기자회견을 갖고 지금이라도 정부의 이라크 파병계획을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이들 단체들은 이날 배포한 기자회견문을 통해 “이라크에서 첫 한국인 희생자가 발생한 것은 이미 예견된 일이었던 만큼 이에 대한 대책을 수립하지 못한 한국정부의 책임이 적지 않다”며 “정부는 지금이라도 파병계획을 철회하고 순수한 민간 지원단체들로 이뤄진 조사단을 꾸려서 이라크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파악해 지원을 하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실체도 없는 국익을 앞세우며 미국의 전쟁 놀음에 더 이상 놀아나서는 안 된다”며 “이제는 이라크 사람들이 정말로 원하는게 뭔지, 이라크에 정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