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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료신문 파괴력 '장난 아니네'

스포츠지 가판 판매율 30% 감소

박미영 박주선 기자  2004.02.25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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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료신문이 잇달아 창간되면서 스포츠신문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무료신문으로 인해 가판 판매율이 눈에 띄게 줄어든 데다 무료신문과 광고층이 유사해 광고매출에도 적신호가 켜졌기 때문이다.

스포츠신문사에 따르면 무료신문 등장 이후 스포츠신문의 가판 판매율은 꾸준히 하락해 평년 대비 약 30%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가판 판매 비율(40%)이 종합지에 비해 높은 스포츠신문으로선 무료신문의 가판시장 장악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한 스포츠신문 임원은 “무료신문은 스포츠신문에 ‘악재’”라며 “회의 때마다 무료신문에 대한 판매 전략이 논의되고 있고 스포츠신문 판매국장 모임에서도 자구방안이 거론되지만 뚜렷한 대응책이 없다”고 위기감을 드러냈다. 또 다른 스포츠신문 판매국장은 “하루 발행부수를 많게는 5만부까지 줄이고 있다”며 “가정 독자를 늘리기 위해 선정적인 지면 제작 대신 정치 사회 분야를 보강하려는 움직임도 있다”고 말했다.

신문을 직접 배포하는 총판업자들의 체감 매출 감소율은 더 크다. 서울에서 스포츠신문 총판업을 하는 박명호씨는 “야구 시즌에는 50% 가량 감소했고, 스포츠신문이 잘 팔리지 않는 비시즌에도 15% 줄었다”며 “종합지에 비해 스포츠신문의 가판 판매율이 훨씬 많이 떨어졌다”고 말했다. 박씨는 “하지만 무대책이다. 떠나려는 가판업자들이 많다”고 덧붙였다.

광고시장에서도 무료신문은 기존 스포츠신문의 광고물량을 잠식하는 경향을 보인다. 무엇보다 독자층이 겹치고 가볍게 읽을 수 있는 매체 특성이 유사하기 때문에 무료신문 등장으로 인한 타격은 종합지, 경제지에 비해 스포츠지가 큰 것이다.

한 광고대행사 인쇄매체팀 관계자는 “광고주 90% 이상이 무료신문을 위해 추가로 광고비를 집행하는 게 아니라 기존 매체, 특히 스포츠신문 광고비 일부를 옮겨 집행한다”며 “주로 젊은층이 가볍게 볼 수 있는 매체란 점에서 무료신문과 스포츠신문의 독자층이 유사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특히 영화, 서적, 외국계 기업, 단발성 행사 광고의 이동율이 높다고 한다.

지난 10월 중앙일보 미디어마케팅연구소가 50개 광고주(대기업, 중소업체 포함)를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일간지 광고시장에서 스포츠신문의 광고비 비중은 올 하반기 8.7%에서 내년도 8.3%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반면 무료신문은 4.9%에서 5.3%로 늘어나고, 종합지는68.1%에서 68.2%로, 경제지는 18.3%에서 18.2%로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스포츠신문 관계자들은 무료신문의 광고매출액이 월 15억원 안팎으로 소규모이기 때문에 현재까지 눈에 띌 정도의 심각한 타격을 입지는 않았다고 분석한다. 일간스포츠 한 관계자는 “무료신문 등장이 판매매출감소에는 분명한 영향을 줬지만 광고매출 감소는 불황이 가장 큰 이유”라며 “광고매출 감소 원인에 대해선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스포츠서울 한 고위관계자는 “독자층 중복으로 인해 무료신문과 광고매출감소가 무관하다고 할 수는 없지만 광고 규모가 적어 현재까지 큰 영향을 준 것은 아니다”라며 “하지만 장기적으로 광고매출에 미치는 영향이 적잖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미영 기자 mypark@journalist.or.kr

박주선 기자 sun@journalist.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