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DTV 해외실태조사단이 25일간의 일정을 마치고 귀국했다. 조사 과정에서 미국방식과 유럽방식을 지지하는 조사단 내부의 의견 대립과 마찰이 심각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향후 보고서 작성 또한 순조롭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그런데 이같은 혼선과 대립은 당시 해외실태조사를 동행 취재한 언론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났다. YTN은 지난 9일 ‘호주, HD방송 이동수신 어려워’에서 “시드니시 일원에 대한 실측 결과 HD 방송은 이동중인 차량에서 제대로 수신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전자신문도 다음날 YTN와 SBS의 보도를 인용하며 “유럽식 디지털TV 전송방식으로는 이동수신이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지난 10일 MBC는 ‘유럽식 디지털 화질도 좋다’에서 “호주의 이동수신에서 고화질 HD가 함께 실려있는 신호가 송신소 반경 20km까지는 거의 완벽하게 잡혔다”고 완전히 다르게 보도했다. 유럽방식 변경을 요구하는 방송기술인들은 YTN 보도에 대해 “전파특성상 불가피한 일부 난시청 지역에서 측정된 결과만을 집중 부각시켰다”며 반발하고 있어 논란은 더욱 증폭되고 있다.
언론들은 “조사단 내부의 의견대립이 심각해 이번 조사에 대한 제각각의 평가가 난립될 것으로 보인다”는 지적을 쏟아내고 있다. 그러나 이해당사자들의 각기 다른 해석과 갈등을 비판적으로 검증하고, 사태를 총체적으로 접근해 다양한 의견을 전달해야 할 언론이 정작 상반된 내용을 제각각 보도하고 있으니 혼란스럽다. 상황이 이런데 국민들에게 DTV 문제에 대한 올바른 판단 근거를 제공하고, 합리적인 공론의 장을 마련해 주길 어떻게 기대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