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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산업 경쟁력 상실...M&A 필요

'판매부수-품질'무관, 조직 체계화 등 다각적 노력 기울여야

서정은 기자  2004.02.25 05: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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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신문산업의 위기 상황은 어떻게 극복될 수 있는가. 한국언론재단은 지난 11일 ‘신문산업 선진화 방안’을 주제로 세미나를 갖고 신문사 재무구조 현황, 신문 질에 대한 독자 평가와 충성도, ABC 활성화 방안, 신문광고 산업의 진단과 처방 등을 논의했다.

△취약한 재무구조=2002년 10개 전국지와 4개 경제지, 14개 지방지를 분석한 결과 전국지의 총 매출액은 1조8887억원, 경제지는 3731억원, 지방지는 2579억원이었다. 1개 신문사의 평균 매출액은 전국지의 경우 1888억원, 경제지는 전국지의 절반수준인 932억원, 지방지는 전국지의 10분의 1 수준인 184억원에 그쳤다.

순이익에서는 2002년 10개 전국지가 218억원의 적자를 기록했고, 99년~2002년까지 누적적자 규모는 1501억원에 달했다. 부채규모에 있어서도 2002년 10개 전국지의 총 부채는 1조8689억원이고, 경제지는 4590억원, 지방지는 2462억원이었다.

장호순 순천향대 신방과 교수는 “한국 신문산업이 경쟁력을 상실한 근본원인은 역대 정부의 비효율적인 신문산업정책과 신문기업의 경영능력 부재에 있다”며 “부실 신문기업의 정리와 한계기업간의 인수합병을 통해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공정한 시장경쟁을 유도하는 정부 정책을 마련해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신문 품질과 판매부수 무관”=‘신문의 질에 대한 독자 평가와 충성도’ 조사에서는 판매부수가 높은 신문이 내용과 이미지 평가에서도 반드시 높은 평가를 받는 것은 아니라는 결과가 나왔다. 김영욱 언론재단 책임연구위원은 지난 10월 서울시에 거주하는 만 20세 이상의 정기구독자 500명과 비구독자 100명 등 모두 600명을 대상으로 신문에 대한 충성도, 열독 정도, 신문내용 평가 등을 분석했다. 이 결과 신문 내용 평가에서 한겨레는 진실성, 독이성, 중요성?심층성, 이념지향성에서 모두 1위를 차지한 반면 조선일보는 유용성 부분에서만 가장 높은 점수를 얻었다.

김영욱 연구위원은 “판매부수가 높은 신문들이 내용과 이미지 평가에서도 항상 높은 평가를 받는 것은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며 “신문내용과 품질에 대한 독자평가가 판매부수로 직결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 만큼 신문사는 판매조직과 판촉활동의 체계화, 조직문화 개선 등 다각도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경품과 판촉이 구독 동기에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지만 장기적인 독자를확보하는데는 한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독 동기에서 ‘자발적인 구독’이 33.1%로 가장 높았지만 ‘판매원의 권유’(22.0%)와 ‘경품’(17.6%)도 40%에 육박했다. 그러나 평균 구독개월수에서는 ‘자발적인 구독’이 44.7개월로 가장 높았고, ‘판매원의 권유’는 25.1개월, ‘경품’은 17.3개월로 가장 낮았다.

△광고수입도 ‘부익부 빈익빈’=2002년 10개 중앙지의 광고 점유율을 분석한 결과, 동아?조선?중앙 등 3개지의 광고량이 45.4%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향?한겨레?한국은 25.3%였고, 국민?대한매일?문화?세계가 29.2%를 차지했다.

100대 기업의 광고량에서는 중앙지가 44.2%를 차지한 반면 지방지 21.5%, 스포츠지 20.5%, 경제지 13.6%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10대 기업의 광고 점유율에서 동아?조선?중앙이 43.7%로 가장 두드러졌다. 올해 1/4분기 외국기업의 광고 점유율도 중앙지가 45.6%에 달했고, 특히 동아?조선?중앙 등 3개사는 79.6%를 차지했다.

강미선 선문대 신방과 교수는 “신문광고의 경쟁력을 높이려면 마케팅 개념이 도입돼야 한다”며 “온라인매체와의 통합마케팅, 장기 계약광고의 활성화 등 안정적인 광고재원을 확보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강 교수는 또 “지방지의 경우 지역을 타켓으로 한 마케팅에 승부를 걸고 지역매체로서의 특성을 강화해 종합지와는 차별화되는 광고매체로서의 강점을 살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정은 기자 punda@journalist.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