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일 노무현 대통령 당선 1주년을 맞아 각 신문사들이 참여정부 중간평가 성격의 기획기사를 일제히 게재했다. 그러나 대선 당시 공약에 대한 검증이나 정책에 대한 평가보다는 대통령 발언, 측근비리, 정치적 세 대결 등의 기사가 주를 이뤘다.
특히 상당수 신문들은 지난 1년간 대통령의 ‘발언’을 주요하게 부각시켰다. 조선일보는 지난 19일 기획특집 ‘노무현 대통령 당선 1주년-리더십 점검’에서 “대통령직 못해 먹겠다” “이쯤하면 막 하자는 것” “엄살 좀 떨어봤다” 등 노 대통령의 발언을 다시 한번 소개하고 ‘임기말 같았던 1년…“국민노릇도 힘들다”’는 다소 선정적인 제목을 달았다. 또 경향신문 동아일보 대한매일도 노 대통령의 주요 발언 중 흥미위주의 내용들을 모아 기사화 했다.
또 상당수 신문들이 현 정부의 집권 1년을 총체적인 위기상황으로 진단하고 부정적인 면을 강조한 나머지 당선 이후 성과를 균형 있게 언급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조선일보는 ‘국가현안에 미적미적 대처…갈등만 부추겨’라는 제목으로 경제분야와 사회분야에 대한 국정점검을 했으나 부정적 평가로 일관했다. ‘화려한 말 잔치 먹을 것 없었다’(동아), ‘국정도 리더십도 총체적 위기’(세계) 등의 기사도 눈에 띄었다.
이외에 ‘추미애?김경재 민주당 동지는 저격수로’(한겨레), ‘갈라선 주역 싸늘한 시선’(경향), ‘뿔뿔이 흩어진 노 측근들’(한국) 등 민주당 분당과, ‘개국공신 절반 천당서 지옥으로’(대한매일), ‘노풍 주역들 낙마하고 등돌리고’(한겨레), ‘낙마… 감옥행… 일부는 적으로’(한국) 등 대통령 측근 비리 관련기사가 주를 이뤘다.
반면 18일자 한국일보는 다른 신문들과 달리 대선 공약이행 정도를 간략하게나마 점검해 눈길을 끌었다. ‘호주제 폐지 집단소송제 전진’ ‘SOFA개정 농림예산 후퇴’ 등의 기사와 함께 노 대통령의 주요 공약 이행정도를 표로 제시하고 ‘진척 없음’ ‘취소’ ‘법안제출’ ‘시행 중’ 등 진행상황을 보여줬다.
이와 관련 최영묵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언론이 대통령 당선 1주년과 관련돼 선거 당시 공약과 현재 국민의 열망 그리고 앞으로의 대통령 비전 등을 점검하고 제시하는 역할을 해야 하는 데도 불구하고 일부 언론은 네거티브 프레임을 통해 대통령을 보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국민이 알권리가 훼손되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