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언론분야 신규 채용에서 여성의 비율이 늘어나고 배치 부서도 다양해지는 등 긍정적인 변화가 나타나고 있으나 여전히 승진 제한과 고위직 진출 부족, 남성중심 문화 등 불평등한 관계는 개선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언론학회, 여성특별위원회가 지난 19일 주최한 ‘커뮤니케이션 분야의 여성전문인력, 무엇이 문제인가’ 토론회에서는 신문?방송사 여성인력의 현황을 살피고, 여성인력의 양적 확대와 양성평등적 보도를 위한 다양한 과제들이 모색됐다.
‘신문사 여성전문인력의 현황과 과제’를 발제한 강미은 숙명여대 언론정보학부 교수는 “96년부터 2000년까지 5년간 편집국 여성비율은 0.9% 증가한 반면 2000년에서 2003년까지 4년간 여성비율은 5.17% 증가하는 등 신규 채용은 늘어났지만 여전히 핵심 부서와 주요 의사결정 부서에서는 배제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지난 2002년 18개 중앙언론사의 여기자 비율은 10.2%였고, 이 가운데 임원은 0.4%, 국장급?위원은 각각 1.2%, 부국장급은 1.9%에 그쳤다.
강 교수는 “기본적인 여성인력의 확대가 시급하다”면서도 “여성의 양적 증가가 실질적인 양성 평등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부서배치와 승진에서의 제한, 언론사의 보수적인 관행 등이 함께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 교수는 또 “여성인력이 증가한다고 해서 여성관련 묘사와 보도가 반드시 개선된다는 보장은 없다”며 △주요 의사결정 과정에 여성간부 배치 △언론인 성인지력 훈련 △여성관련 보도 가이드라인 마련 △미디어모니터 강화 등을 과제로 제시했다.
‘방송사 여성전문인력의 현황과 과제’를 발제한 손승혜 세종대 신방과 교수는 “최근 몇 년간 방송사 신규 채용에서 여성 비율이 상대적으로 증가하고 있지만 전체 지상파 방송사의 정규직 여성인력은 지난 10년간 10% 수준에 머물고 있다”며 “특히 방송사의 경우 비정규직에서의 여성 비율이 40%대에 육박하는 등 고용안정성을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손 교수는 또 “방송 기자의 경우 소위 핵심 분야인 정치?경제?사회 분야의 진입이 낮은 대신 문화?국제?편집 부서의 비중이 높아 주요 보직으로 진입하는데 제약이 되고 있다”며 “채용과 승진 등 불평등한 인력 구조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각종 제도적 장치 뿐만 아니라 조직 구성원 전체의 성차별 의식 전환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신연숙 대한매일논설위원도 “신규채용에서 여성 비율이 증가하고 고위직 진출도 늘고 있지만 여전히 육아와 사내갈등으로 인한 이직?휴직율이 높고 여성이 배제되는 분야 또한 엄존하고 있다”며 “조직 내부의 승진 차별을 해소하고 남성중심적인 취재 문화를 개선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언론학회 등에서 언론사의 여성인력 구조와 승진 비율을 평가할 수 있는 ‘성평등 지수’를 개발하고, 성차별적 보도를 분석?감시하는 활동도 필요하다”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