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TV 방식변경과 디지털 전환일정의 재검토를 요구해 온 방송사 노조들이 연말 광역시 디지털 방송이 시작될 경우 총파업에 돌입하겠다고 밝혀 DTV 전송방식 논란이 최대 고비를 맞고 있다. 관련기사 5면
지상파 디지털방송 전송방식 변경을 위한 전국방송인 비상대책위원회는 지난 23일 정통부 앞에서 총파업 결의대회를 갖고 “시청자 주권을 유린하는 미국식 디지털 방송이 광역시로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 전국 방송노동자들은 결사 투쟁을 천명한다”고 밝혔다.
이날 전국방송노동자들은 △정통부는 즉각 KBS 비교시험을 허가하고 그 결과에 따라 디지털 전송방식을 변경할 것 △방송위와 정통부가 광역시 디지털방송 실시를 강행할 경우 총파업으로 저지할 것 △정통부 태도에 변화가 없을 경우 정통부 해체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해외실태조사를 마치고 돌아온 석원혁 방송기술인연합회 정책실장은 이날 “미국은 산업논리에, 유럽은 시청자요구에 기반해 전송방식을 선택했다는 사실이 이번 조사를 통해 확인됐다”며 “시청자에게 선택권을 주고 방송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보다 유연한 기술개발 가능성을 지닌 유럽식을 선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앞서 방송사 노조들은 지난 19일 ‘파업찬반투표 실시 선언 기자회견’을 갖고 방송정책 주무 기관인 방송위가 디지털 전환일정 중단을 결정할 것과 방송사들이 올해 말까지 예정된 광역시 디지털 방송 실시를 즉각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이날 현상윤 언론노조 수석부위원장은 “DTV 문제는 단순히 기술적 측면의 문제가 아니라 21세기 방송 환경이 공공성을 유지하느냐 사적 자본하에 방송을 넘기냐는 중대한 문제”라며 “DTV 전송방식 변경을 위해 지난 4년간 합리적 과정을 밟아 왔으나 광역시의 디지털방송 전환이라는 돌이킬 수 없는 국면으로 치달아 불가피하게 파업절차에 돌입하는 기자회견을 열게 됐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MBC 노조는 지난 17일 ‘광역시 디지털 전환 저지 결의대회’를 열고 철야농성에 돌입했으며 KBS노조 역시 지난 19일부터 철야농성을 시작했다. MBC와 KBS는 대의원대회를 통해 “MBC, KBS 양 방송사 중 어느 한 곳이라도 광역시 디지털 방송을 개시할 경우 즉각 찬반투표를 거쳐 파업에 돌입한다”고결정했으며 EBS 노조도 파업에 동참하겠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