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론과 현실의 조화를 이루면서 좋아하는 분야의 공부를 할 수 있다. 좋은 인맥을 자연스럽게 확보할 수 있고 비교적 깨끗하게 늙어갈 수 있는데다 남을 도울 수 있다. 나아가 세상을 바꿀 수도 있다.” 기자가 말하는 ‘기자가 좋은 이유’다.
박카스와 크림빵으로 배를 채우며 세상을 배웠던 수습 시절, 단 한줄의 제목을 찾아 밤새 고민하는 편집 기자, 취재기자가 땀 흘려 작성한 기사의 오류를 바로잡아 화룡점정하는 교열기자, 0.01초에 승부를 거는 사진 기자, 일곱 문장에 세상을 담아야 하는 방송 기자, 가장 먼저 도착해 맨 나중에 떠나는 통신사 기자…. 신간 <기자가 말하는 기자>는 전?현직 기자 24명이 털어놓은 다양한 기자들의 삶을 보여준다. 종교?북한담당 기자, 지역주재 기자, 외신기자, 프리랜서 기자, 인터넷매체 기자까지 그들이 직접 말하는 ‘기자 세계’를 엿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기자로 살아가는 어려움과 보람, 특종의 순간과 아찔했던 경험을 따라 읽어가다 보면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라는 녹록치 않은 고민의 흔적과도 만나게 된다. 박대호 전 경향신문 기자는 “취재원들이 필요에 따라 주는, 또는 아직은 정상적이지 않은 사회가 ‘제4부’ 언론에게 주는 가짜 권위에서 벗어나기 위해 자신과 싸워야 한다”고 충고한다. “사회에 필요하고 미래 지향적인 기사를 씀으로써 독자의 신뢰를 쌓아 진짜 권위를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다. 박인규 프레시안 대표는 “수십년을 내다보는 긴 호흡과 역사적 식견이 진실 탐구의 노력과 결합될 때만 역사와 사회의 진보에 도움이 되는 좋은 기사가 나올 수 있다”고 강조한다.
이 책은 이밖에도 김녕만 전 동아일보 사진부 기자의 광주민중항쟁 취재기, 최상훈 AP통신 특파원의 노근리 양민 학살 취재기 등 ‘특종의 순간’과 기자들이 직접 들려주는 △한국 언론 곡필사 △편집국 문화 변천사 △기자들이 쓰는 독특한 말 △신문과 방송 기자의 기질 △기자 생활 미리 엿보기 △기자 채용 경향 및 시험 준비 요령 등도 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