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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료신문 '기능' 놓고 갑론을박

박주선 기자  2004.02.26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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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널리즘 질 저하 우려” 지적에

“부정적으로 볼 필요 없어” 반론도











무료신문은 저널리즘의 질을 저하시킬 것인가. 신문을 읽지 않는 세대를 새로운 독자로 끌어들이는 역할을 할 것인가.

지난달 26일 언론정보학회와 언론재단 주최로 열린 ‘무료신문 실태와 신문산업에 미치는 영향’ 세미나에서는 하루 200만부 이상 뿌려지는 무료신문의 순기능과 역기능에 대한 토론이 벌어졌다.

발제를 맡은 최경진 대구카톨릭대 언론광고학부 교수는 “무료신문에 대한 우려의 핵심은 광고주의 영향력에 의해 신문시장이 자본주의적, 상업주의적 속성을 더욱 용인하게 될 것이란 점”이라며 “이 상황이 지속될 경우 머지 않은 미래에 저널리즘은 질적 저하로 이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최 교수는 또 “공급자 위주의 신문은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며 “광고주와 공급자 울타리에서 벗어나 독자에게 가까이 다가서기 위해 신문은 질을 높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이상호 문화일보 am7부 부장은 “무료신문이 저널리즘의 질을 저하시킬 수 있다는 우려에는 공감한다”면서도 “독자들이 무료신문을 찾는 게 현실인 만큼 무료신문을 찬성과 반대의 문제로 볼 사안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김영욱 언론재단 연구위원은 “시민들에게 무료신문의 수요가 있다는 것은 증명이 됐고, 수요가 있다면 공급은 당연하다”며 “언론학자들은 영양학자가 햄버거를 반기지 않는 것처럼 무료신문을 반기지 않지만 부정적으로 볼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또 “무료신문은 불특정 다수에게 사건을 선택해 전달하기 때문에 당연히 ‘신문’”이라며 “무료신문은 저널리즘 관점에서 진실성, 기사 선택시 중요성 등에 유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무료신문 등장이 유료신문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평가가 엇갈렸다. 최정길 메트로 기획실장은 “무료신문은 활자매체를 꺼리는 인터넷시대 독자들에게 신문에 대한 친숙도를 높이는 긍정적 역할을 한다”며 “무료신문과 유료신문은 대결이 아닌 보완관계”라고 주장했다.

반면 신문의 하향평준화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 장호순 순천향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발제에서 “무료신문은 속성상 유료신문에 버금가는 양질의 기사를 제공하기 어렵기 때문에 신문의 상향평준화는 일어나기 힘들다”며 “반면 신문지면의 질적 향상에 대한 인센티브나 시장의 평가가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상황에서 하향평준화 가능성은 높다”고 말했다. 그러나 다른 한편 무료신문이 △신문시장의 질적 차이에 따른 가격분화, 독자분화 △여론독과점 제어 △신문광고단가 합리화 등에 긍정적으로 기여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장 교수는 아울러 “무료신문은 유료신문의 틈새를 메울 뿐 유료신문을 대체할 수는 없다”며 “그럼에도 유료신문이 무료신문의 등장에 위협을 느끼는 것은 그만큼 유료신문의 경쟁력이 떨어져 있음을 말해준다”면서 유료신문의 고급화, 차별화 전략을 강조했다.

박주선 기자 sun@journalist.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