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때마다 후보자들은 개혁을 외쳐왔다. 이번 4.15총선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벌써부터 입후보자들은 경제 살리기와 함께 정치개혁과 부정부패 척결 등을 주창하고 있다. 하지만 국민들은 이러한 구호들이 ‘헛구호’에 그쳤다는 것을 경험했다. 때문에 시민단체에서는 과거행적 등을 검증해 낙선, 당선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본보는 참여연대와 유권자시민운동연합의 자료를 토대로 기자출신 16대 국회의원 36명의 의정활동을 분석, 유권자들에게 작은 지표가 되도록 했다.
<편집자 주>
기자출신 16대국회의원들의 의정활동을 분석한 결과, 평균점수를 얻었음에도 불구하고 일부 항목에서는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조사대상 의원들의 출석률은 평균 87.9%로 중간성적을, 법안발의는 평균 5건으로 하위권에 머물렀다. 특히 정치인, 법조인, 언론인 등 8개 직종별 의정활동 평가에서는 저조한 성적을 거뒀다.
이 같은 사실은 본보가 한국유권자운동연합과 참여연대의 '16대국회의원 의정활동 평가서'를 종합해 분석한 결과 나타났다.
이번 조사의 평가기준은 본회의 출석률을 비롯해 법안발의 건수, 직종별 의정활동 평가, Z-score(상임위원회 평균성적을 ‘0’으로 잡았을 때의 표준편차)등 모두 4개 항목에 걸쳐 이뤄졌다. 출석률과 법안발의 건수는 참여연대 자료를 토대로 한 것으로 2000년부터 2004년 1월9일까지의 통계자료를 분석했다. 직종별 의정활동 평가와 Z-score는 유권자운동연합의 16대국회의원 의정활동 자료집에 근거한 것으로 2000~2002년까지 3년 동안의 자료이다.
평균 본회의출석률의 경우 신문기자 출신 의원이 87.7%, 방송기자 출신 의원이 88.4%로 나타났다. 기자출신 전체 평균 출석률은 87.9%로 의원전체 출석률 상위 순으로 따지면 128위에 해당된다.
또 의원전체 상위출석률 20위안에 든 국회의원은 한나라당 심재철 의원(17위,96%) 한 명뿐이었으며 하위 20위권 속에는 민주당 임채정 의원(244위, 71.64%)이 유일했다.
법안 발의건수의 경우 평균 5건으로 매우 저조한 것으로 조사됐다. 심지어 한 건도 발의 하지 않은 의원(이원창 ? 한)도 있었으며 1건을 낸 의원은 한나라당에서 4명(신경식 윤여준 최병렬 하순봉), 민주당 1명(이협),열린우리당 1명(김원기)으로 나타났다. 2건을 낸 의원은 한나라당 3명(강성구 홍사덕 안택수), 열린우리당 2명(배기선, 임채정), 자민련 1명(정진석) 등 모두 6명이다.
반면 법안발의를 가장 많이 한 의원은 심재철 의원으로 모두 35건에 달했다. 또 이부영의원(열) 17건, 이규택 의원(한) 12건으로 뒤를 이었으며 고흥길(한), 전용학(한), 김태홍(열)의원은 각각 9건이었다.
특히 방송기자출신들의 발의 건수가 7.5건으로 신문기자출신 평균 발의건수 4.4건보다 높았다. 이는 방송인 출신인 심재철, 이규택의원의 발의건수가 많아 평균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16대국회의원의 직종별 의정활동을 평가한 결과 기자출신의 점수는 72.7로 전체 평균 73보다 약간 뒤떨어졌다. 직종별 의정평가는 2000년부터 2002년까지 상임위원회에서 활동한 것을 평가해 평균점수를 냈다. 평가항목은 정책심의 대안제시 공정성 민주성 성실성 5개 부문으로 100점을 기준으로 했다.
구분은 정치인, 교육자, 언론인 등 8개 직종이며 정치인이 73.8로 1위를 차지했다. 또 기타직종이 73.6으로 2위를 법조인 73.5, 사회운동가 73.2, 교육자 73.1 순이었다. 언론인은 72.7로 뒤를 이었으며 기업인이 70.8로 꼴찌를 차지했다.
특히 언론인은 성실성 측면에서 가장 나쁜 점수를 받았다. 실제로 2001년의 경우 67.5로 직종별 평균 68.2보다 낮았으며 2002년에도 언론인은 성실성이 66.2로 직종 평균 66.6보다 낮았다. 이에 반해 대안제시와 공정성 항목에서는 평균보다 약간 높은 점수를 기록했다.
상임위원회에서 활동을 왕성하게 했는가를 수치로 나타낸 Z-score(이하 표준편차)는 평균치를 보였다. 표준편차는 ‘0’을 기준으로 0보다 크면 잘했다는 것을 뜻하며 0보다 작으면 활동이 미약했다는 것을 나타낸 것이다.
2001, 2002년의 표준편차 평균은 신문기자 출신 의원들이 -0.073, 방송기자 출신의원들이 -0.057이었다. 특징적인 점은 기자 출신 모두 초기에는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으나 나중에는 좋은 점수를 받았다.
표에서도 나타나듯이 신문기자출신 의원들의 표준편차는 2001년 -0.173이던 것이 2002년에는 0.103으로 높아졌다. 방송기자 출신의 경우에는 2001년 표준편차가 -0.316에서 2002년에는 0.201로 현저히 나아졌다
개인별로는 안택수의원(한)이 언론인 출신중에서 두 해 평균 1.079로 1위를 차지했으며 심재철의원 1.075, 맹형규의원(한)0.965, 김성호의원(열) 0.92 순이었다. 이에 반해 김형오의원(한)은 -2.163으로 최하위를 기록했으며 김원기의원(열)은 -2.086로 두해 연속 -2를 넘는 ‘불명예’를 기록했다.
목진휴 한국유권자운동연합 의정평가단장(국민대 교수)은 “언론인들의 경우 주로 대변인 등 시간에 쫓기는 당직을 맡게 돼 의정활동에 전념할 수 가 없었을 것”이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평균치 정도 성적이 나왔다는 것은 국민들의 기대치에 못 미치는 성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