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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중앙 '총성없는 전쟁'

김신용 기자  2004.02.18 17:2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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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보 인용하며 중앙에 냉소 조선

“조선이 하면 따라가야 하나” 중앙

신문업계 ‘특별한 선언’ 후속타 촉각









<속보> 의제차별화, 구독료 인하 등 중앙일보의 변화와 관련, 조선과 중앙 간에 ‘총성 없는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특히 조선일보는 ‘보수의 상징 ‘조·중·동’ 틀 깨지나’라는 11일자 <기자협회보> 보도가 나간 뒤 관련기사를 조선닷컴에 톱으로 게재하는가 하면 중앙의 구독료 인하 행사에 대해서도 사장이 간접적인 비난을 하고 나서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

실제로 조선닷컴은 12일 저녁 자사 홈페이지에 본보 1면 기사를 인용해 「중앙일보, “난 ‘조·중·동’이 싫어”」라는 냉소적인 제목의 기사를 톱으로 다뤘다.<사진> 이 기사는 순식간에 댓글이 200여건이나 올라왔으며 대부분 중앙을 비판하는 글이었다.

이와 관련 중앙 관계자는 “당시 주요 뉴스가 많았는데도 조선닷컴 1면 톱에 기자협회보 기사를 제목과 리드를 가공해 내보낸 것은 꼼수”라고 비난했다.

중앙일보 한 간부는 “이제 조선이 의제를 하면 따라가는 시대는 지났다”며 “독자들의 요구와 시대 변화를 느끼지 못한다면, 조선은 극보수나 보수 진영에서만 1등 신문이 될 것”이라고 질타했다.

또한 조선 방상훈 사장은 지난 10일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린 국제 심포지엄에 참석차 출국하기 전에, 중앙 홍석현 회장에게 “신문 구독료 인하로 서로 피해를 보지 않았으면 한다”는 요지의 말을 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방 사장은 10일 저녁(현지시간) 위싱턴 특파원과 가진 간담회에서도 “우리는 구독료를 1만4000원으로 올리려했는데 중앙이 1만원으로 내려 따라갔다”며 “결국 부당 4000원을 손해보고 있는 셈”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조선 경영기획실 관계자는 “중앙은 홍석현 회장 취임 이후 정권이 바뀔 때마다 기조를 바꿔왔다”며 “중앙은 삼성이라는 거대재벌에서 결코 자유롭지 못할 것이며 조선보다 이념적으로 우월하다는 것은 위선”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이러한 조선 중앙의 ‘기세싸움’은 다음달 5일(조선)과 19일(중앙) 각사의 창간기념일을 앞두고 양사가 향후 신문시장을 흔들만한 ‘특별한 선언’을 준비하고 있다는 관측도 있어 신문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김신용 기자 trustkim@journalist.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