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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협 윤리회복 결의

운영위.. 윤리위 활성화로 자정활동키로

편집국  2000.11.07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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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협회는 지난달 29일 제주도에서 회장당, 시도협회장, 서울사 지회장, 준과위원장 등 1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1999년도 제5차 운영위원회를 열어 '언론 문건' 사태를 논의한 뒤, 기자 윤리를 바로잡기 위해 - 취재원과의 모든 유착 관계를 배제하고 - 기자협회 윤리위원회를 활성화해 기자 윤리 확립에 앞장서기로 하는 등 5개항의 결의문을 채택했다.



참석자들은 그 동안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기자 윤리가 갈수록 훼손되는 현실을 반성하면서 앞으로 적극적으로 자정 운동을 전개할 것을 다짐했다.



이 자리에서는 또 선거 공영제 도입을 골자로 하는 임원 선거 규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이에 따라 회장 등 임원 후보자는 선거운동 기간 중 협회 임직원, 지회 간부, 대의원, 회원에게 식사 및 주류 등 향응을 제공할 수 없으며, 회원사에 알리는 후보자 포스터 제작비 및 발송비는 협회에서 처리하도록 했다. 다음 회장을 선출하는 37대 회장 선거는 오는 12월 10일 전국대의원대회와 함께 열린다.



한편, 기자협회는 언론 문건 사태와 관련해 29일 국민에게 사과하고 언론계의 자성을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성명서>



오늘을 부끄러워하며,

언론계 모두의 환골탈태를 촉구한다





참담하다. 기자라는 것이 이토록 부끄러운 적이 또 있을까 싶다.



기자가 권력의 언론 길들이기 문건을 작성하고, 또 다른 기자가 그 문건을 정치인에 전달해 정치적 파문을 일으키면서 세상을 발칵 뒤집어 놓았다. 기자의 사명은 권력을 감시하고, 정치를 매개하며, 시민의 여론을 대변하는 일이다. 문일현 기자와 이도준 기자는 권력에 빌붙고, 정치를 어지럽히며, 시민을 현혹시켰다. 두 기자의 행태는 언론 윤리를 땅에 떨어뜨리면서 기자이기를 포기한 짓이다. 이들은 자신들의 명예를 더럽혔을 뿐만 아니라 기자들 전체의 얼굴에 먹칠을 하였다. 우리는 어떤 이유로도 이를 용납할 수 없다.



그러나 우리는 두 기자만이 또는 그들이 속한 언론사만이 비난받아야 하고, 그들만이 돌팔매질을 당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기에, 비참함이 더욱 커진다. 우리 언론은 때로는 권력의 유혹에 의해 또 때로는 권력의 한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오래 전부터 권-언 유착의 그림자를 드리워 왔다. 그 과정에서 언론인 역시 혹은 수동적으로, 혹은 능동적으로 권력에 빌붙기를 시도하였다. 이런 움직임은 92년 대선 당시 'Y장학생' 사건이나 97년 대선 당시 소위 '이회창 후보 선거대책 문건' 등으로 세상에 드러나기도 했다.



그러기에 우리는 이번 일이 두 기자의 개인적 문제가 아니라 권-언 유착에 익숙해 윤리 의식이 마비된 우리 언론의 병폐가 곪아터진 결과라고 규정한다. 따라서 이번 사태에 대해 해당 기자와 언론사는 물론이고 언론계 전체가 부끄러워하면서 자신을 되돌아보아야 한다.



무릇 기자는 시민의 신뢰와 성원을 양식 삼아 활동한다. 우리 사회에서 기자는 높은 지위를 누려왔고 이제는 선망 받는 직업이 되었다. 하지만 올 들어 취재 정보를 이용한 증권 투자, 금품 수수 뒤 민원 청탁 등 기자들의 비리가 끊이지 않고 세상을 시끄럽게 하더니 마침내 여기에까지 이르렀다.



우리는 물론 이번 사태가 기자들만의 잘못은 아니며, 기자를 자기편으로 만들어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권력과 정치인들이 책임질 부분이 아주 크다고 생각한다. 이들이 사실을 과장하고 왜곡해 이번 문제를 정쟁의 대상으로 만든 행위도 명백히 따져야 할 것이다. 하지만, 지금 그들을 탓하기 앞서 기자들의 일탈이 너무 심했다. 그러기에 이번 일이 언론 개혁의 당위성과 필요성을 또 한번 입증하였다고 하여 언론 개혁이란 말을 거론하기조차 쑥스럽다.



이제 정말로 언론계와 그리고 기자들은 바뀌어야 한다. 과거에도 있던 일이 오늘날 엄청난 파문을 일으키는 것은 우리 사회가 과거 권위주의 정권 시절에 형성된 잘못된 행태와 관행을 더 이상 용납하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번 일에 대해 국민 앞에 머리 숙여 사죄하면서 언론 윤리를 바로 잡기 위한 그 동안의 노력이 부족했음을 반성하고 더 큰 노력을 기울일 것을 다짐한다. 언론과 그리고 기자들 또한 철저히 자성하여 이번 일을 계기로 무너진 언론 윤리를 바로 세우고 모두가 제자리로 돌아가서 제 구실을 하길 강력히 요구하고 또 진심으로 바란다.





1999년 10월 29일

한국기자협회





<결의문>



이른바 언론 대책 문건을 만든 문일현 기자와 이 문건을 정치인에게 제공한 이도준 기자의 행위는 기자 윤리를 심각하게 훼손하고 기자에 대한 사회의 신뢰를 땅에 떨어뜨린 것이다.



우리는 이러한 행위가 단순히 두 기자만의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고질적인 권-언 유착과 그릇된 취재 관행, 그리고 그에 따른 기자 윤리 마비 현상은 오늘날 우리 언론계를 병들게하는핵심 요인이다. 또한 올 들어 취재 정보를 이용해 증권에 투자하며, 금품을 받고 민원을 청탁하는 등의 기자 비리가 잇달아 터진 것은 기자 윤리의 붕괴가 언론계의 모든 분야에 만연해 있음을 보여준다.



우리는 기자에 대한 신뢰가 곧 언론에 대한 신뢰이며, 언론이 신뢰받아야 권력의 감시자로서 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믿는다.



따라서 우리는 '언론 문건' 사건을 깊이 반성하면서 고질적인 권-언 유착을 뿌리뽑고 무너진 기자 윤리를 바로 잡아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다음을 결의한다.





1. 우리는 항상 국민의 편에서 취재, 보도하며 취재원과의 모든 유착을 배격한다.



1. 우리는 취재 과정에서 얻은 정보를 개인의 이익을 위해 사용하지 않는다.



1. 우리는 기자협회 윤리강령 및 실천요강을 철저히 준수한다.



1. 우리는 그동안 방치하였던 윤리위원회를 활성화하여 기자 윤리의 확립에 앞장선다.



1. 우리는 기자 윤리 확립의 바탕이 되는 언론 개혁에 적극 동참한다.







1999년 10월 29일

기자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