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이달의 기자상 심사평]

뉴스메이커 '간도 되찾기' 역사의식 고취 호평

심사평  2004.03.03 11:01:14

기사프린트

부산일보 ‘우리 곁의 빈곤’ 공공저널리즘 의미 살려





김영호 언론개혁시민연대 공동대표



제161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모두 34개 작품이 접수되어 출품편수로는 다른 달에 비해 저조한 편이었다. 그 이유는 기획부문의 출품작수가 크게 준 데 있다. 검찰의 대선자금 수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총선거를 앞두고 정치권의 진통이 외재화하면서 큰 뉴스가 폭주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심사위원 18명중 15명이 출석하여 진지한 토론을 거쳐 다른 달에 비해 다소 많은 9개 작품을 수상작으로 선정했다. 출품작수에 비해 수상작수가 늘어난 이유는 주간지가 선전했기 때문이다. 평소에는 주간지 출품이 거의 없는데 이번에는 시사저널과 뉴스메이커가 출품하여 둘 다 수상의 영광을 얻었다.

시사저널의 ‘노대통령 사돈 민경찬씨 단독 인터뷰’는 대통령의 인척을 면밀하게 관찰함으로써 문제의 발언을 본인의 입을 통해 이끌어냈다는 점에서 호평을 받았다. 이 작품은 국회에서 청문회를 열 만큼 사회적으로도 많은 파문을 일으켰다. 발언내용의 진위에 관한 논란이 있었으나 이 문제는 검찰의 수사를 통해 확인될 성질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1998년 12월 정부가 아파트 분양가를 자율화한 이후 건설업자들이 내장고급화를 핑계로 분양가를 멋대로 올리고 있다. 아파트 투기의 큰 요인으로 작용하자 시민사회에서 분양원가 공개운동을 펴기에 이르렀다. 이런 상황에서 경향신문의 ‘상암동 아파트 분양 원가확인’은 공기업이 분양가를 지나치게 높게 책정하여 이윤을 과다하게 챙기는 사실을 밝혀내는 개가를 올렸다.

뉴스메이커의 ‘우리 땅 간도 되찾기’는 잃어버린 땅 간도에 관한 국민적 인식을 일깨우고 새로운 역사의식을 갖게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중국이 ‘동북공정’을 통해 고구려사를 자국역사에 편입하려고 기도하는 상황에 맞선 심층성 높은 기획기사라는 호평을 얻었다.

제민일보의 ‘공항 보안망 구멍 뚫렸다’는 단발성 기사이기는 하지만 공항의 보안관리체제가 얼마나 엉망인지 경종을 울린 기사이다. 9·11사태 이후 전세계적으로 보안검색을 강화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충격적인 사건이다. 사건의 성격상 관련자들이 함구로 일관했을 터인데 집요하게 추적하여 사실을 확인했다는 점이 높은 평가를 이끌어냈다.

부산방송의 ‘응급실, 산소 없는 산소통’은 소비자주의의 실종지대인 종합병원의부실한 관리체제와 무책임한 직업의식을 고발한 기사이다. 사건의 성격상 증거를 조작하거나 은폐하기가 용이한데 발 빠르게 취재활동을 벌여 현장을 확인한 노력이 돋보인다.

부산일보의 ‘우리 곁의 빈곤-차상위 계층의 실태와 대안’은 복지정책의 사각지대에 놓인 차상위 계층의 빈곤문제를 다각적인 분석을 거쳐 나름대로 대안을 제시했다. IMF 사태 이후 빈부격차가 심화되면서 언론이 절대빈곤층의 문제는 비교적 많이 다룬 편이다. 하지만 그 임계선에 위치한 계층에 대해서는 소홀했다. 부산일보는 밀착취재를 통해 이 문제에 접근함으로써 공공저널리즘의 의미도 살렸다.

제주일보의 ‘국제자유도시 언어 경쟁력-홍콩, 말레이시아, 싱가포르에서 배운다’는 국제자유도시가 직면한 가장 현실적인 문제를 해외취재를 통해 풀어내려는 노력이 호평을 받았다. 주민의 영어 구사력이 국제자유도시의 성패를 좌우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영어 구사력이 높고 국제화에 성공한 아시아 도시의 사례를 중심으로 실용적인 접근을 했다.

CBS 광주의 ‘중병 걸린 지방공기업, 대수술이 필요하다’는 지방공기업의 고질적인 병폐를 심층적으로 분석하고 체계적인 대안을 제시했다. 일반적으로 이런 유형의 기획기사는 문제점을 중점적으로 다루고 대안제시에는 미흡한 편이다. 그런데 이 작품은 대안을 이론화하여 문제점과 같은 분량으로 제시한 노력이 높은 평점을 이끌어 냈다.

한편 국민일보의 ‘국가정보원, 기자통화내역 조회’는 언론자유와 사생활을 침해했다는 심각한 내용을 담고 있으나 탈락하여 아쉬움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