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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를 켜며]'언론 일언(一言) 중천금'

김창남 기자  2004.03.10 11:2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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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주요도시를 순회하며 열렸던 ‘2004 총선보도 이렇게 합시다’ 토론회가 5일 제주를 끝으로 서울(3월 17일)을 남겨두고 일단 대장정을 마쳤다.

이번 토론회는 횟수를 거듭할수록 관심과 열기가 고조된 가운데 특히 지역 편집·보도 책임자뿐 아니라 학계, 시민단체 관계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해당 지역의 공정선거보도에 대한 고민을 나눴다는 점에서 의미가 컸다.

총선 공정보도에 대한 관심과 열기가 확인된 만큼 이제 남은 것은 언론의 실천이다. 각 지역 언론사는 토론회에서 약속한 공정선거보도에 대한 자신들의 의지를 분명히 실천해야 한다. 물론 시민단체, 학계 그리고 유권자에게도 일정 부분의 역할분담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지역사회내 여러 ‘의지’들이 공론화 과정을 통해 컨센서스를 도출해내야 할 것이다. 따라서 ‘공정선거보도 실천’이 앞으로 추진해야 할 문제라면 구성원간의 공감을 이끌어 낼 ‘공론화 과정’은 이보다 한 발 앞서 추진해야 할 문제가 된다. 이 때문에 이번 전국순회토론회에서 가장 아쉬웠던 부분은 편집·보도국장들이 공언한 약속들이 정작 자신들의 지면이나 화면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제주를 예로 들자. KBS제주는 9시뉴스에서 이번 토론회를 30초 단신으로 전체 12꼭지 기사 중 8번째로 언급했다. 제주MBC는 언급조차 하지 않았고, 제주방송도 단신으로 처리했다. 신문도 이번 토론회를 비중있게 다루지 않기는 방송과 마찬가지였다. 제민일보와 제주일보는 각각 문화면인 12면과 10면에 사진 없이 처리했다. 한라일보만이 3면 종합면에서 사진과 맞물려 다소 비중 있게 다뤘을 뿐이다. 이런 현상은 비단 제주 지역만의 문제가 아니었다.

이번 토론회에 참석한 각 지역 언론사 편집·보도국장들은 스스로 공정선거보도에 대한 약속을 한 만큼 이를 여러 독자와 시청자들에게 알릴 의무가 있다. 왜냐하면 독자와 시청자로 하여금 자신들을 감시·비판할 수 있도록 역할을 줘야 하기 때문이다. 이번 토론회가 공정선거보도를 위한 초석이 된 만큼 이를 실천으로 이끌기 위한 지역 언론사들의 자발적인 노력이 필요한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