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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섭 심하다" - "감독기관 자격"

MBC-방문진 임원선임 놓고 '신경전'

조규장 기자  2004.03.10 11:5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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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사장과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이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던 임원 선임건이 MBC 주주총회에서 하루 연기됐다 통과되는 등 MBC와 방문진 사이에 보이지 않는 신경전이 계속되고 있다.

MBC 이긍희 사장과 방문진 이상희 이사장은 3일 오찬을 통해 주주총회에서 처리해야 할 인사내용에 대해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날 예정됐던 MBC 주주총회가 결산안만 처리하고 인사안은 통과하지 못했다. MBC측이 제출한 인사안은 하루 뒤인 4일 처리됐다.

김용철 전무를 신설된 부사장직에 기용하고, 구본홍 보도본부장의 유임, 구영회 전보도국장의 경영본부장 선임 등을 골자로 한 이번 MBC 인사안이 단 하루이긴 하지만 이사회에서 연기된 것은 이례적이라는 점에서 MBC는 다소 당혹스럽다는 반응이다.

게다가 최근 방문진의 MBC에 대한 간섭이 많아지고 수시로 업무보고를 요구하는 등 세세한 부분까지 관여하려는 움직임 때문에 이사장과 사장의 ‘갈등설’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불거져 주목된다.

MBC 보도국의 한 부장은 “MBC에 대한 방문진의 권한으로 볼 수 있고, 잘해보자는 취지로 받아들일 수도 있다”면서도 “이 같은 인사 간섭은 전례도 없고 과연 방문진이 이런 식으로 개입해도 되는지 의구심이 든다”고 말했다.

반면 방문진 고위 관계자는 “인사는 신중을 기해야 하는 문제이기 때문에 조금 더 검토하자는 취지에서 연기하게 됐고, 방문진의 ‘간섭문제’ 역시 임원 선임 시기가 되면 늘 나오는 얘기에 불과하다”며 “방문진이 MBC에 대한 관리감독기관이라는 점에 준해서 개입할 뿐이지 최근 간섭의 정도나 요구사항이 많아졌다고 볼 수는 없다”고 밝혔다.

조규장 기자 natasha@journalist.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