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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방송 탄핵보도 '충돌'

정치권 언론단체까지 가세

김신용 기자  2004.03.17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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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동아·야당 “방송 편파” 연일 비판

언론단체·한겨레 등 “방송장악음모” 규탄

CBS ‘차분한 보도 공정성 유지’ 내부논의







동아 조선 중앙일보 3사와 야당이 KBS, MBC, 한겨레, 언론단체들과 탄핵보도를 놓고 정면충돌하고 있다.

더구나 민주당과 한나라당이 탄핵정국에 대한 방송보도를 문제삼아 양 방송사를 항의방문하고 국회 문화관광위윈회를 연 데 대해 한국기자협회 전국언론노동조합 한국방송프로듀서연합회 방송노조협의회 등 언론단체들이 “거대야당의 방송장악음모”라며 강력하게 규탄하고 나섰다.

또한 동아, 조선에 이어 중앙도 뒤늦게 이들과 동조성 사설을 내보내고 경향, 한겨레도 사설을 통해 야당과 ‘조·중·동’을 성토하는 등 보수와 진보 성향의 신문들간 갈등양상도 빚어지고 있다. 관련기사 2·3·5면

조선은 16일 ‘방송위원회는 TV도 보지 않는가’라는 제목의 사설을 통해 방송보도의 ‘편향성’을 지적하고 방송위가 살아있는 기관이라면 일련의 방송프로그램에 사과, 해당 프로그램의 중지 등을 요구해야 마땅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중앙도 ‘탄핵방송보도 문제있다’라는 사설을 통해 “방송보도가 감정적으로 흐르고 있다”면서 “야당도 방송사에 영향력을 행사하려 해서는 안된다”고 양비론을 폈다.

이에 앞서 동아, 조선은 15일 민주당 조순형 대표 일행의 KBS, MBC에 대한 항의방문을 비중있게 보도하고 사설과 지면을 통해 공영방송의 탄핵보도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날 동아는 사회면 톱으로 ‘KBS 탄핵방송 편파성 논란’ 기사를, 조선은 2면에 ‘KBS, 주말 하루 12시간 탄핵특집’ 기사를 각각 게재했다. 또한 두 신문은 사설에서도 ‘TV 탄핵방송이 문제가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방송이 이성을 찾아야 한다”고 방송사를 공격했다.

한나라당과 민주당도 14, 15일 이틀간 KBS, MBC 양 방송사를 항의 방문했다. 한나라당 최병렬 대표, 민주당 조순형 대표 등은 15일 KBS 안동수 부사장, MBC 김용철 부사장 등 방송사 관계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대통령을 탄핵했으니 이제는 국회의원을 탄핵해야 한다는 내용 등을 여과 없이 내보내는 등 방송이 불안을 더 조성하고 있다”고 항의했다.

이와 관련 한국기자협회 전국언론노동조합 한국방송프로듀서연합회 방송노조협의회 등 언론단체들은 16일 오전 프레스센터에서 공동기자회견을 갖고“한나라당과민주당은 국민저항의 책임을 언론에 떠넘기는 작태를 중단하고 방송장악 기도를 즉각 포기하라”고 주장했다.

언론단체들은 또한 ‘우리의 결의’에서 “우리 언론인들은 기계적 중립과 결별하고, 향후 벌어지는 언론자유 탄압 및 방송장악 기도에 적극 대처 할 것”이라고 천명했다.

이와 함께 한겨레도 16일자 ‘탄핵 여론악화가 언론탓인가’라는 사설을 통해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자성의 모습을 보이기는 커녕 되레 언론의 탓으로 돌린다면 여론은 악화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조·중·동도 방송의 편파보도를 따지기 전에 자신들의 보도자세를 되돌아 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경향도 14일자 사설 ‘야권의 무책임한 언론책임론’을 통해 “야 3당은 탄핵정국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고 자성해야 한다”며 “언론 책임을 들먹이며 남의 탓을 하고 있을 때가 아니며 국민을 절망과 불안 속으로 몰아넣는 정치는 이제 그쳐야 한다”고 질타했다.

한편 CBS는 탄핵관련 보도를 놓고 실국장회의, 부장회의 등 내부논의를 통해 차분한 보도로 공정성을 유지하자는 의견을 모으고 있다. 김진호 사회부장은 “탄핵의 잘못된 점은 비판하되 감정적인 대응을 경계하자는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신용 기자 trustkim@journalist.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