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한국체육기자연맹 추천으로 버지니아 페어팩스에 위치한 조지 메이슨 대학에서 연수를 받고 있는 강영기 스포츠서울 체육부장이 USA TODAY(USAT)지의 시각장애인 기자 인터뷰 기사를 보내왔다.
“어릴 때는 스포츠선수가 되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앞을 보지 못했고 그래서 스포츠기자가 됐습니다. 절반은 꿈을 이룬 셈이지요.”
에디 타이매너스(Eddie Timanus·35). USAT 스포츠 섹션 파트 대학 담당 기자. 태어날 때부터 망막 악성종양을 앓아 사물을 한차례도 보지 못한 미국 유일의 맹인 스포츠 기자다. 타이매너스는 맹인 가운데 스포츠 기자는 자신이 유일하다고 말하고 다른 분야에서 활동하는 기자도 아직 만나보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미국 대학은 대략 5000여개. USAT의 경우 대학스포츠는 6명의 기자들이 커버하고 있는데 주로 미식축구, 농구, 야구 기사를 즐겨 쓴다. 미국신문은 대학스포츠를 비중있게 처리한다. 대부분 스포츠 종목이 프로의 젖줄이고 또 대학 출신 독자들이 대학 스포츠에 관심을 많이 지니고 있는데서 비롯했다는 것. 한국 신문과는 구조가 달라 단순히 담당기자수로 업무와 역할을 비교할 수는 없지만 USAT의 경우 미국프로야구(MLB)담당은 3명. 미국프로농구(NBA) 담당은 2명이다.
-현장에서 직접 상황을 지켜보면서도 장면을 놓칠 때가 많은데 그 장면을 독자들에게 전달하는 게 가능한가
“TV중계나 라디오 방송을 듣고 기사를 작성한다. 때론 경기장을 찾기도 한다. 농구 경기 때는 슛한 볼이 링에 닿는 소리만 들어도 골과 노골을 알 수 있다. 관중들의 응원과 선수들의 호흡도 참고가 된다.”
타이매너스는 취재한 내용을 우선 컴퓨터로 작성한다. 그리고 그 기사를 읽어주는 JAWS(Job Access With Speech)의 프로그램에 따라 이어폰을 통해 듣고 수정한 뒤 출고한다. 2일에 한번 꼴로 기명기사를 쓴다.
타이매너스는 대학에서 경제학을 전공했다. 졸업 후 AU(American University·워싱턴 D.C소재)에서 대학 방송 일을 하는 아버지를 도와 라디오 방송을 하다 워싱턴 D.C의 대법원으로 일자리를 옮겼고 다시 92년 친구의 권유로 USAT에서 파트타임으로 주 30시간씩의 과정을 거쳐 95년 정식 기자가 됐다.
-힘든 점은?
“신문이 시각적으로 가는 추세다. 앞을 못보는 나는 점점 한계를 느끼고 있다.”
-에디터와 의견 충돌이 있을때 어떻게 정리하나?
“조직은 기어처럼 맞물려 있다. 홀로 좋은 지면을 꾸밀 수는 없다. 동료를 믿고 또 서로 의견을 존중하는게 우선이다.”
-무엇을 가장 소중하게 생각하나?
“즐거움이다. 여행을 하고픈데 몸이 따라주지 않아 그러지 못한다. 인생을 즐겨라. 당신은 두 눈으로 보고 느낀 것을 기사로 작성할 수 있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