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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정국, 중앙일간지 1면은…

15일자부터 신문별 의제설정 달라져

차정인 기자  2004.03.17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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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자는 스포츠지까지 ‘탄핵’ 1면 톱

경제지 4일째부터 ‘금융시장’안정 강조

중앙은 고건 대행 보도 부각시켜 눈길





12일 노무현 대통령 탄핵 소추안이 국회에서 가결된 이후 3일간 중앙일간지들의 1면 톱기사 제목이 각사의 입장에 따라 각기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표 참조>



■ 13일자 ■

노무현 대통령 탄핵안 가결이 이루어진 다음날인 토요일(13일자) 각 신문들은 일제히 노대통령의 탄핵안이 가결된 사실과 직무·권한정지 등의 공통된 내용을 다뤘다. 국민·동아·서울·세계·조선·한국 등은 ‘권한정지’, 경향·중앙·한겨레 등은 ‘직무정지’라는 표현을 썼다.

중앙의 경우 ‘盧 직무정지’와 ‘高총리 대행’ 제목을 1면 톱 좌우에 배치, 고건 총리의 대통령 권한대행 사실을 상대적으로 크게 부각시켰다.

종합일간지들은 이날 사설에서 예외 없이 탄핵안 가결 사실을 매우 중요하게 다루었는데 특히 한겨레는 이례적으로 1면에 사설을 게재했다. 경제지들도 일제히 노대통령의 탄핵안 가결 사실을 보도하면서 이에 따른 경제 혼란을 우려했다. 매일경제는 조선과 똑 같은 ‘盧대통령 탄핵가결 권한정지’로 1면 톱을 뽑았고 서울경제와 머니투데이는 ‘경제 비상체제’ ‘경제 큰 타격’ 등 경제란 단어를 포함시켰다. 굿데이, 스포츠서울, 스포츠투데이 등 스포츠지들도 역시 노대통령의 탄핵안 가결 소식을 1면 톱 또는 사이드로 비중있게 다뤘다.



■ 15일자 ■

노대통령 탄핵 가결 4일째를 맞은 15일(월요일)자에서는 각각의 신문별로 1면 의제설정이 달라지고 있다. 이를 주요 키워드로 구분해 보면 ‘탄핵역풍’, ‘국론분열’, ‘촛불시위’ 등으로 압축해 볼 수 있다.

먼저 ‘탄핵역풍’ 관련 의제로는 경향의 “지지율 급락에 野圈 비상”과 조선의 “2 野에 ‘탄핵역풍’”, 문화의 “민주 ‘탄핵역풍’ 동요 확산” 등 탄핵을 주도했던 민주당과 한나라당 등 야당이 각종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하락을 보이고 있다는 사실을 중요하게 다루었다.

‘국론분열’과 관련한 의제설정은 전국에서 벌어진 탄핵반대 촛불시위와 집회 그리고 여론조사 결과에 대해 신문별로 대조적인 시각을 보였다. 동아는 “극단적 편가르기 자제 불안조성 말아야”라는 제목을, 국민은 “‘국론분열’ 냉정 찾고 인내하자”를 각각 1면 머릿기사로 올렸다. 반면 한겨레는 “‘민주주의 지키자’ 시위 확산”,한국은 “‘탄핵’ 찬반갈등 확산” 등 전국으로 번진 탄핵반대 시위기사를 1면 톱에 앉혔다. 또 서울은 “헌법교수 56% ‘탄핵 기각 될 것’”이라는 자체 여론조사 결과를 다뤘다.

한편, 13일자에서 고건 총리를 부각시켰던 중앙은 15일자 1면에서도 “정부 발 빠른 국정위기 관리, 시스템은 살아 있었다”라는 제목의 와이드성 박스기사를 싣고 고 총리의 비닐하우스 복구 작업 사진까지 포함시키는 등 연 이틀에 걸쳐 고 총리를 부각시키는 듯한 보도 태도를 보였다.



■ 16일자 ■

신문들은 16일자부터 전반적으로 안정을 찾아가면서 ‘탄핵 후폭풍’에 대한 관심을 집중적으로 드러냈다. 실제로 대부분의 경제지들은 금융시장의 안정세를 1면 머리기사로 올렸다. 매일경제 “금융시장 안정 찾았다”, 한국경제 “금융시장 ‘탄핵태풍’ 없었다”, 서울경제 “금융시장 ‘탄핵태풍’ 벗어났다” 등 모두 금융시장이 안정을 되찾은 모습에 집중적인 관심을 나타냈다.

그러나 종합일간지들은 보다 더 구체적으로 자신들의 관심사안을 이데올로기적으로 분화시키고 있어 주목된다. 국민 “집회 빙자 선거운동 엄단”과 중앙 “야간 촛불집회 불법” 기사에서는 연일 벌어지는 촛불시위와 관련된 관계장관 회의 내용을 주요 화두로 삼았다. 경제지처럼 안정세를 되찾는 경제를 톱기사로 선정한 종합지도 있었다. 조선은 “탄핵쇼크 ‘급속회복’”, 동아는 “금융시장 ‘탄핵’ 탈출 안정세”라는 제목을 달았다. 반면, 경향과 한겨레는 “민주 단체장 ‘탈당 러시’”, “탄핵항의 지식인 성명 잇따라” 등 계속해서 정치권과 국민정서를 비중 있게 다뤘다.

한편 15일자에서 “사회통합을 위한 리더십 절실”이란 기사를 통해 한국사회의 리더십 부재를 통박한 내일신문은 16일자 “‘고-이 투톱’ 방심 이르다”는 기사를 통해 고건 총리와 이헌재 경제부총리가 긴장의 고삐를 늦추지 말 것을 주문해 대조적이었다.

차정인 기자 presscha@journalist.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