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기자가 ‘조선노보’에 기고한 편지글을 통해 보수진영의 대표 논객으로 일컬어지는 월간조선 조갑제 편집장(발행인)의 논조를 비판했다.
특히 탄핵안을 두고 보수와 개혁세력간 첨예한 대립이 일고 있는 상황에서 조선의 내부 비판이 제기됐다는 점에서 기자 혼자만의 생각이었는지 아니면 조선 내부의 분위기를 반영한 것인지 여부가 주목되고 있다.
현재 유럽순방중인 조 편집장도 29일 귀국한 뒤 이 글에 대해 반론을 제기할 것이라고 알려져, 조선일보와 월간조선 내부에서는 “선후배들이 지면을 통한 좋은 토론이 될 수도 있다”는 분위기이다.
조선 김성현 기자(인터넷뉴스부)는 19일 ‘조선노보’에 ‘월간조선 조갑제 편집장께 드리는 레터’라는 글을 통해 조 사장의 글에 대해 조목조목 이의를 제기했다.
김 기자는 이 글을 통해 “‘남북통일은 평양 주석궁에 국군의 탱크가 진주할 때 완성된다’는 글은 의아스럽다”며 “그 글은 사실이 아닌 의견, 설명이 아닌 주장에 근거하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고 말했다.
김 기자는 또한 “2002년 편집장의 홈페이지에 실린 글 ‘전투적 우파에의 기대’라는 글에서 ‘한국의 우파는 이제 전투적 조직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는데 이는 친북이데올로기에 대한 우려 속에 나온 것으로 공감하나, ‘헌법수호기능을 총동원해 반란을 저지하는 행동으로 나서야 하며 지금부터 그런 동원력을 준비할 때’라는 구절은 자칫 오해를 부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 기자는 이어 “‘국가와 헌법, 자유를 지키기 위한 마지막 수단으로서 반역 독재정권에 대해 국민은 저항권을 행사할 수 있다. 여기에는 군인도 포함된다’는 글에서 기자가 아닌 ‘시민운동가’의 모습이 자꾸 연상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월간조선 김연광 기자(차장대우)는 “조 편집장은 조선노보에 이 글이 나간다는 사실을 연락받았으며, 이에 대한 반론도 쓰겠다고 했다”며 “한국사회는 남을 쉽게 비판하면서도 자기를 비판하는 것은 받아들이기 어려운 사회이지만 선후배간 발전적 비판은 얼마든지 가능한 것 아니냐”고 말했다.
한편 김성현 기자는 조 편집장이 반론을 제기하면 다시 재반론을 띄우겠느냐는 질문에 대해 “(조 편집장이 반론을 제기할 것이란 말은) 처음 들었다”며 “내가 할 수 있는 말은 글로써 전부 표현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