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가 22일 제2창간 10주년을 맞아 지난날의 과오를 독자들에게 사죄했다. 중앙은 이날 5면 ‘제2창간 10년…이렇게 달라집니다’라는 제하의 글을 통해 “독재권력에 약했으며 비굴하기도 했다”고 고백했다.<사진>
중앙은 또 “광주민주화운동 진상보도에 철저하지 못했고, 강자 편에 서서 오만했으며 약자와 소외계층의 고통을 외면했던 과거도 있었다”고 말했다.
권영빈 편집인 명의의 글에서 중앙은 “외형적 개혁은 성공했으나 내면적, 즉 내용적 개혁은 성공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철저한 반성의 토대위에 개혁을 하나씩 이뤄나가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중앙이 밝힌 명제는 ‘열린 생각과 열린 신문’을 기치로 한 ‘일류언론’. 대통령 권력 옹호냐 반대냐 하는 2분법적 단순 차별에서 벗어나 ‘이념 지역 세대’ 간 갈등을 뛰어넘어 한국의 세계화에 기여하겠다는 것이다.
중앙은 우선 보도와 분석을 구분하는 ‘내용개혁’에 진력하겠다는 입장을 천명했다. 이는 미국의 뉴욕타임스와 위싱턴포스트의 ‘심층지면 제작방식’을 벤치마킹한 것. 중앙은 이를 위해 1면팀을 따로 구성해 차별화된 지면을 선보이기로 했다. 또한 정확하면서도 단아한 글 쓰기를 위해 작가 김주영씨를 ‘라이팅 코치’(Writing coach)로 영입했다.
이와 함께 사회적 갈등을 조정하고 정치적 분열을 봉합하면서 글로벌 기준에 맞춰 세계 속의 한국을 약진시키는 방향으로 논평을 게을리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북핵문제 해결과 남북간 ‘화해 협력 증진’을 위해 역할이 무엇인지를 추후 밝힐 것이라고도 했다.
권영빈 편집인은 “우리의 개혁은 단순한 선언으로 끝나지 않을 것”이라며 “일상의 지면으로 독자여러분과 끊임없이 교감하면서 새로운 모습을 지속적으로 보여줄 것이다”고 강조했다.
한편 중앙은 신문편집디자인 강화를 위해 베니스 비엔날레 한국관 커미셔너를 맡은 바 있는 박경미씨를 ‘디자인 코치’로, 무고한 시민의 인권침해에 대해 내부점검 시스템을 갖추기 위해 강종호 변호사를 사내변호사로 각각 임명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