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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을 사수하라?

탄핵정국 이후 외곽 '철통경비'… 직원들도 신분증 패용 의무화

김신용 기자  2004.03.24 11: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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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P라도 왔습니까?” 지난주 조선일보에 취재하러 갔다가 예전과 달리 삼엄한 경비를 하고 있는 한 경비원에게 물었다. “아니요, 경비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조선일보가 철통같은 경계에 나서고 있다. 건물밖에는 곳곳에 정복을 한 경비원들이 사방경계를 펴고 있다. 또 경찰 순찰차까지 나서 조선일보 건물 밖을 간간히 순찰하고 있다. 이 뿐만이 아니다. 전직원들의 신분증 패용을 강조하고 있다.

경비원들은 직원들의 얼굴을 잘 알아도 신분증을 몸에 달지 않으면 당장 쫓아와 패용할 것을 강요한다. 패용을 하지 않으면 엘리베이터를 탈 수도 없다.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신분증이 없으면 안내데스크에 주민등록증을 맡기고 방문증을 착용해야 한다. 심지어 간부들에게도 다소 위압적인 태도로 “사장님 지시입니다. 신분증을 패용해 주십시요”라고 말할 정도이다.

이러한 일련의 조치는 대통령탄핵안 가결이후 보수·개혁세력간 대립이 첨예화되면서 만일에 있을 불상사를 사전에 예방한다는 차원에서 이뤄지고 있다. 물론 보안강화도 하나의 이유이다. 하지만 ‘굴레’나 ‘통제’를 본능적으로 싫어하는 기자들은 다소 불만이다.

한 기자는 “탄핵정국이 극한으로 치닫고, 회사 인근에서 촛불시위가 벌어지고 있어 경비를 강화하는 것은 이해가 간다”면서도 “외부인사들이 아닌 낯익은 직원들에게까지 신분증 패용을 강요하는 것은 ‘융통성 없는 조선’임을 드러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신용 기자 trustkim@journalist.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