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자체집계 자제해 주세요"

조규장 기자  2004.03.31 10:42:23

기사프린트

선관위 “위반하면 개표자료 제공 않는다” 방침

방송사 “전자개표기에만 의지하기엔…” 고민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17대 총선결과를 자체집계 하는 방송사에게는 개표자료를 제공하지 않기로 해 방송사들이 고민에 빠졌다.

선관위는 23일 지상파 3사를 포함한 7개 방송사에 “자체집계를 자제해 달라”는 내용의 협조공문을 보냈다. 이는 지난 대선에서 일부 방송사의 자체집계 조작 의혹이 제기돼 문제가 된 바 있고, 17대 총선의 경우 근소한 표차의 당락이 예상돼 방송사 자체집계가 혼선을 부추길 수 있다는 이유 때문이다. 또 전자개표제 실시로 선관위의 집계 속도가 빨라진데다 방송사의 자체집계가 자칫 선관위집계의 공신력을 떨어뜨릴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방송사들은 현재 20개 이상의 정당 신청이 이뤄진 상황에서 후보자가 난립할 경우 전자개표기와 수작업이 병행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자체 집계요원 파견 유무를 아직 결정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특정 지역구의 후보수가 전자개표기로 소화할 수 있는 정원을 초과해 수작업으로 전환, 개표가 늦어지게 될 경우 선관위의 발표를 마냥 기다릴 수만은 없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방송사 관계자는 “전자개표기로만 모든 것이 해결될 수 있다면 선관위의 요청을 수용하겠지만 현 상황은 별도의 대책마련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며 “요원을 파견하는 것은 자동개표가 어려울 경우에 대한 대비책일 뿐만 아니라 개표 와중에 벌어질 수 있는 혼선을 취재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조규장 기자 natasha@journalist.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