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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현장 이모저모] 탄핵… 총선… 기자들 취재열기 '후끈'

취재팀  2004.03.31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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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정국에 이어 총선 대장정의 닻이 올랐다. 각 당 후보자 못지않게 기자들도 총선에 ‘올인’하고 있다. 언론사들도 특별취재반을 꾸리고 편집국을 풀가동하면서 저마다 특색이 있는 지면과 화면을 만드느라 여념이 없다. 물론 탄핵정국과 관련해 언론사들의 희비도 나타나고 있다. 탄핵정국과 총선과 관련, 기자들과 언론사들의 움직임을 간추려 보았다.



한나라당 컨테이너 기자실 ‘최악’



한나라당이 28일 중소기업전시관 터에 컨테이너 당사를 마련하고 천막을 쳐 별도의 기자실을 마련했지만 기자들의 불편이 이만저만 아니다.

취재기자들은 인터넷이 자주 끊겨 기사 송고에 어려움을 겪고 있고, 먼지가 날려 노트북 위에 보얗게 쌓이는 등 일상적인 취재활동이 크게 제약을 받고 있다. 또 일부 콘테이너에서 비가 새는 것은 물론 내부 온도조절이 잘 안돼 ‘야생적 취재’를 감수하고 있는 상황이다.

기자실이 없었던 28일 이전의 취재여건은 훨씬 더 열악했다. 통신시설이 전혀 갖춰지지 않아 기사 송고가 불가능했고, 제대로 취재할만한 공간도 없어 천막 앞에는 기자들과 카메라들이 장사진을 이루는 등 시종일관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 출입기자는 “총선을 앞두고 한나라당이 당사를 컨테이너로 옮기는 것이 일종의 ‘정치쇼’라는 것은 기자들뿐만 아니라 일반시민들도 인지하고 있는 사실”이라며 “이점에 있어서는 열린우리당도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열린우리당, 양파 동원 악취 제거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열린우리당의 취재환경은 열악하지만 기자들의 취재열기 만큼은 어느 당 못지않게 뜨겁다.

실제로 26일 영등포구 옛 농협 청과물 폐공판장에 자리한 열린우리당 당사는 드릴, 망치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려 공사현장을 방불케했다.

현재 열린우리당 출입기자는 중앙사, 지방사, 카메라 기자 등을 포함해 모두 278명. 이들의 주무대인 3층 브리핑 룸 역시 비좁은데다, 페인트 냄새가 진동했다. 때문인지 룸 구석에는 악취제거에 효과가 있다는 쪼갠 양파 바구니가 곳곳에 놓여 있었다.

SBS 서경호 카메라기자는 “대변인 브리핑 등을 할 때면 공사 중단을 요구한 뒤 시작할 정도”라며 “물론 관행에 젖은 기자들에게는 취재여건에 대해 불만의 소리를 하겠지만 적응할 수밖에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문화, 김용옥 칼럼 중단 ‘의견분분’



문화일보에고정칼럼을 써왔던 도올 김용옥씨가 절필한 것과 관련, 문화 편집국 내부의 의견이 분분하다

김용옥씨는 22일 보도자료를 통해 “문화일보가 칼럼 게재를 거부했다”고 밝히면서 “더이상 ‘도올고성’을 쓰지 않을 것이며 문화일보와의 인연이 단절된 것을 애석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씨는 이날 자신의 칼럼 ‘민중의 함성, 그것이 헌법이다!’가 문화 측으로부터 게재불가 통보를 받자 문화에 자신의 입장을 전달한 뒤 기자회견을 열어 해당 칼럼 전문을 공개했다.

이와 관련 편집국의 한 기자는 “김씨가 계속해서 거리로 나가자는 내용의 글을 써왔는데 공정성과 선동성 문제로 편집진과 의견이 맞지 않았던 것으로 안다”며 “민감한 정국에서 언론으로서의 원칙을 지켜나가는 데 어려움이 많다”고 말했다.

또 한 기자는 “최근 도올의 글이 격정적인 내용이 많아 편집국 간부회의에서 뿐만 아니라 회사에서도 주의를 해달라는 요청을 한 것으로 안다”며 “신문의 정체성을 생각해 볼 때 여러 각도로 고민해 내린 결정일 것”이라고 수긍했다.



인터넷 한겨레 페이지뷰 상승



탄핵정국과 관련해 특수를 누리고 있는 곳은 한겨레. 한겨레는 탄핵 이후 꾸준히 구독자수가 증가하고, 촛불시위 등을 현장에서 생중계한 ‘인터넷 한겨레’도 페이지 뷰가 늘어나는 등 한겨레는 온·오프라인 동반 상승의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인터넷 랭크 종합사이트 ‘랭키닷컴’에 따르면 종합일간지 사이트 평가항목에서 인터넷 한겨레는 대략 10%에 머물던 점유율이 탄핵 가결이 있었던 3월 둘째 주(7∼13일)에 13.7%, 대규모 촛불집회가 있었던 셋째 주(14∼20일)에 15.1%를 기록하는 등 상승세를 나타냈다.

인터넷 한겨레의 운영을 맡고 있는 한겨레플러스 하병길 뉴스부장은 “성공한 온라인사이트는 진보성을 띄고 있는데 인터넷 한겨레는 그렇지 못했다”며 “이번 촛불시위를 계기로 진보의 목소리를 담아내는 것은 물론 온·오프라인의 연계를 통해 독자층을 늘려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취재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