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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사 개표방송 '신속·정확' 경쟁 뜨겁다

조사지역·대상 대폭 확대…오차 줄이기 '온 힘'

조규장 기자  2004.04.07 10:5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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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대 총선 예측조사를 위한 방송사들의 경쟁이 벌써 시작됐다.

지난해 말부터 예측조사와 개표방송을 준비해 온 방송사들은 2일부터 전화여론조사를 실시, 출구조사를 병행할 경합지역 선정 작업에 들어갔다. 방송사들은 지난 16대 총선에서 부정확한 조사로 선거방송심의위원회로부터 제재조치를 받았기 때문에 17대 총선에서는 오차를 최대한으로 줄이기 위한 다짐을 거듭하고 있다. 실제로 16대 총선에서는 전체 227개 지역구 중 KBS와 SBS가 21곳, MBC가 23곳에서 당선 예상자를 잘못 발표한 바 있다.



◇출구조사

17대 총선의 경우 선거관리위원회가 개표 후의 각 방송사 자체집계를 금지하면서 ‘개표방송 속보전’이 사실상 무의미해졌기 때문에 예측조사에 더 많은 신경을 쓰고 있는 상황이다. 이를 위해 조사대상자를 대폭 늘리고 출구조사 대상 선거구를 100곳 이상으로 확대했으며, 수백명의 전화조사 요원과 4~5천명에 이르는 출구면접조사 요원에 대한 교육을 강화하는 등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미디어리서치와 TN소프레스에 공동조사를 맡긴 KBS와 SBS는 4명의 자문위원단을 구성했으며 출구조사 진행상황을 점검하기 위해 300여명의 감리단을 파견할 방침이다. 또 SBS는 여론조사전문기자를 활용해 진행상황에 대한 자체 점검도 해 나가기로 했다.

코리아리서치에 조사를 맡겨 단독으로 예측조사를 진행하고 있는 MBC는 타사와 차별화된 결과로 시선을 끌겠다는 계획이다. 한 번의 선거를 위해 방송사가 여론조사 전문기관에 투입하는 비용이 대략 30여억원 안팎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MBC의 부담은 상대적으로 더 큰 셈.

MBC 선거방송기획단 강순규 국장은 “방송3사가 공동으로 예측조사를 진행할 경우 똑같은 결과를 시청자들에게 보여줄 수밖에 없다”며 “공동조사는 절차도 복잡하고, 조사방법이 다른 3개의 여론조사기관과 함께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고 밝혔다.



◇경합지역 조사

최근 여론조사기관들의 노하우가 많이 축적됐고 조사기술도 많이 개선됐다는 평가지만 17대 총선의 경우 선거구가 243개로 늘어난데다 경합지역이 많을 것으로 예상돼 정확성에 대한 불안은 여전한 상태다.

경합지역에 대해서는 특별한 전략이 있을 수 없다는 게 방송사들의 공통적인 반응. 이와 관련 KBS는 경합지역에 대해서는 단정적 보도를 가급적 배제한다는 계획이다. KBS와 MBC가 지난달 25일부터 실시한 여론조사에따르면 지지율 10%차 이내의 경합을 벌이고 있는 선거구가 75개에 이른다.

KBS 선거방송기획단 이성완 주간은 “100% 정확하게 맞출 것을 요구하거나 기대해서는 안된다”며 “이번 총선의 경우 당선자가 뒤바뀌는 선거구를 10곳 이내로 낮추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기타 볼거리

방송사들의 프로그램 운영 경쟁 역시 예측조사 못지않게 주요한 관전 포인트. 방송사들은 시청자들의 시선을 끌기 위해 다양한 볼거리와 분석 내용, 효과적인 전달을 위한 화면구성에 공을 들이고 있지만 ‘1급’ 보안사항이다.

SBS 선거방송기획팀 김벽수 부국장은 “17대 총선에 정당투표제가 도입되는 등 정보량이 예년에 비해 훨씬 많아졌기 때문에 효과적 전달 방안을 모색 중”이라며 “시청자들이 흥미를 잃지 않도록 세련된 디자인과 개선된 화면 등을 다양하게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규장 기자 natasha@journalist.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