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지역방송기자들이 중앙집권적 지역방송운영 개선과 지역방송 활성화를 요구하며 두 차례에 걸쳐 상경투쟁을 벌였다. 이들의 잇따른 상경투쟁은 KBS 77년 역사상 처음 벌어진 일로 전국 25개 KBS총국과 지역국 소속 기자들이 대거 참여했다.
‘KBS전국기자협회(회장 설경완·KBS광주방송총국)’ 소속 지역방송기자 20명은 12일 오후 KBS 본사를 방문, 김홍 KBS 보도본부장과 김영삼 KBS노조위원장을 만나 지역기자 정원 재조정에 대한 입장을 전달했다.
지역방송기자들은 이날 “지역방송 분권을 위한 특별기구 설치와 본사 중심의 인사 및 취재 관행 차별구조를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한 “자율편성을 전제로 로컬뉴스의 개편방안 마련과 사건중심이 아닌 지역현안 위주의 뉴스참여를 실시해 줄 것”을 요구했다.
이에 앞서 지역방송국 기자 74명은 지난 9일 정오부터 새벽까지 KBS 본사 민주광장에서 ‘전국기자협회 비상총회’를 갖고 “지역방송을 말살하는 KBS 경영진은 각성하라”고 촉구했다. 기자들은 또한 “지역기자 인력실태 개선을 위한 노사 소위원회의 협상결과는 상호 신뢰를 얻지 못해 원천 무효”라고 주장했다. 때문에 이날 각 지역총국과 지역방송에서는 본사로 기사를 송고하지 못하는 사태가 빚어지기도 했다.
KBS전국기자협회 설경완 회장은 13일 본보와의 전화통화에서 “방송분권과 지역방송에 대한 인력충원은 지방화시대에 있어 당면과제”라며 “총선의 시급성과 중대성을 감안해 상경투쟁을 잠정 유보하고 회사측의 반응을 지켜보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KBS 본사는 지난해 12월부터 지난주까지 4개월여 동안 벌인 감사원의 감사결과가 이달 중으로 나오면, 그 결과에 따라 지역국에 대한 종합적인 인력재충원 문제를 정밀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감사원은 방송 메카니즘이 복잡해 국회에 감사연기 요청을 4차례나 요구하면서 지역국에 대한 확인감사까지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근직 정책기획센터 부주간(조직관리)은 “현재 지역국의 기자정원이 모자라는 것이 아니라 현원이 부족하다”며 “조사결과 그 부족인원은 25개 지역방송국에서 모두 27명으로 나타났으며, 이 인원만 충원되더라도 여건이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KBS전국기자협회는 지난 9일 정기노사협의회에서 제안한 보도본부내에 ‘지역기자 정원재조정을 위한 소위원회’의 설치를 수용하고 오는20일오후 2시 본사에서 1차모임을 갖기로 했다.
김신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