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사들이 15일 총선 개표를 앞두고 개표방송의 차별화는 물론 자사 방송에 대한 ‘시청자끌기’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특히 17대 총선의 경우 방송사 자체집계가 허용되지 않기 때문에 자사 개표방송 CF에 특히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
방송사들은 각각 3∼4편의 자체광고물을 제작해 지난달 말부터 내보냈으며 개표 직전까지 방송횟수는 각 방송사마다 총 150회 이상 예정돼 있다.
D-50일 전부터 자체CF를 내보낸 KBS는 3편의 연작물 형태로 제작했다. 1편의 컨셉은 정치적 불신을 없애고 국민 참여를 유도하는 내용의 ‘깨끗한 세상’, 2편은 ‘신속·정확·공정’, 3편은 ‘개표율 3%’에서 당선 예측이 가능한 방송이라는 점을 내세웠다.
3월 23일 첫 자체CF를 내보낸 MBC는 시민인터뷰와 평소 방송을 준비하는 앵커들의 자연스런 모습을 담았다. 인지도가 높은 자사 앵커들의 이미지 전달을 통해 시민들의 관심을 유도한다는 전략이다.
SBS는 3월 17일 첫 방송을 시작했으며 ‘해피코리아’와 미래에 대한 희망을 얘기하는 외주광고 2편, 자사 개표방송의 콘텐츠를 홍보하는 자체제작물 1편을 선보였다.
SBS 선거방송기획팀 최웅기 차장은 “정치적으로 혼란스럽고 어려운 현실을 감안하면서 광고물을 제작했다”며 “이번 총선에서 선출되는 새로운 인물들을 보면서 함께 희망을 얘기하자는 내용을 담게 됐다”고 밝혔다.
한편 KBS와 MBC의 경우 제작비 절감 차원에서 보도국 기자가 직접 광고를 제작해 눈길을 끌었다. 외주제작을 맡길 경우 비용은 최소 5천만원 정도. KBS는 수신료를 받는 공영방송이라는 점 때문에 자사 홍보를 위해 많은 비용을 들이는 것이 부담스러웠다는 반응이다. MBC 역시 3편의 CF제작에 들어간 예산은 외부조명 사용료 1백여만원이 전부다.
기획부터 대본, 섭외, 촬영, 연출까지 1인 다역을 소화해낸 MBC 선거방송기획단 조승원 기자는 “제작비용 절감과 낯간지러운 자사 홍보일색의 천편일률적 광고에서 벗어나는 게 목표였다”며 “사전섭외 없이 100명의 시민을 3일간 밤낮으로 인터뷰 했던 것과 기자로서는 낯선 제작과정의 기술적인 측면 등에서 어려움이 있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