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편일률적…사설 존재이유 ‘의문’
“사설은 신문안의 또 다른 신문입니다. 그런데 한국의 신문 사설은 관행과 관습으로 천편일률적인 모습을 가지고 있으며 왜 사설란을 두고 있는지 의문이 들 정도였습니다”
9일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에서 한국정치평론학회 주최로 열린 토론회에서 경향, 조선, 중앙, 한겨레 등 4개 신문의 사설을 분석한 논문을 발표한 전인권씨(상지대 연구교수)는 “독자가 아닌 연구자로서 막상 사설 분석을 시작하고 보니 문제점이 많았다”고 말했다.
전 교수는 “한국의 신문 사설은 과거에 비해 길이도 짧아졌고 단순화되어 가고 있다”면서 “신문사의 입장을 심사숙고해 토론을 통해 써야함에도 불구하고 지금은 마치 정치가들처럼 정치적 지향 과정은 없고 결과만 있는 느낌을 받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사설은 논쟁을 확대 또는 참여를 유도해야 하지만 이들 신문의 사설은 논쟁을 종식시키려는 경향이 강했다”며 “설득력 있게 입장을 전달하고 과정으로서의 공론화와 토론을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정치사설에 있어서 “대의기관과 국민을 연결시켜줘야 하는데 오히려 가르치려거나 재편하려는 성격이 강하다”며 “사설을 사설이라고 보기 어려운 상황이었다”고 밝혔다.
전 교수는 “정치가 정치인들만의 잔치가 되어서는 아니되듯이 신문도 마찬가지”라면서 “사설이야말로 논쟁의 소통 공간으로서 개방되고 분명한 입장을 주고 받는 놀이의 장으로 만들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전 교수는 4개 신문 3월 한달간의 사설 분석을 통해 △비판적 사설(41.3%)이 논쟁적 사설(2.6%) 보다 △보편적 사설(37.4%)이 세력화 사설(18.7%)보다 많았다고 밝혔다.
차정인 기자 presscha@journalist.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