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가 자사 만평을 연재해 온 조민성 화백에게 직무정지를 통고한 가운데 전국시사만화작가회의(회장 손문상)가 11일 세계일보 사광기 사장과 면담을 갖고, 이번문제에 대한 합리적 해결을 촉구했다.<사진>
전국시사만화작가회의 관계자 6명은 이날 오전 10시 조 화백의 직무정지에 대한 회사 측의 입장을 듣기 위해 세계일보를 방문, 사 사장과 면담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손문상 회장은 “만평은 회사 논조뿐 아니라 국민들의 보편적인 여론을 담는 것”이라며 “회사측 논조와 맞지 않다는 이유로 작가에 대해서 일방적으로 직무정지를 취한 것은 군부독재 때에도 없었던 일”이라며 해명을 요구했다.
사 사장은 이에 대해 “그 동안 조 화백의 만평이 편향적이었다는 의견이 안팎에서 많았다”며 “이번 일도 내부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조 화백이 일방적으로 외부에 보도해 일이 확산됐다”고 말했다. 사 사장은 이어 “합리적인 문제해결을 위해 조 화백을 직접 만나 이견조율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작가회의는 10일 성명에서 “탄핵시국과 관련, 세계일보 조민성 화백의 만평이 세계일보 논조와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일방적으로 강제 연재 중단된 이번 사태에 대해 충격과 분노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민언련도 9일 성명을 통해 “조 화백은 지난 97년 세계일보 편집권 독립 투쟁 때 사무국장으로 노조창립을 주도하며 98일간의 파업을 이끌었다”며 “만평 게재 중단 조치는 회사 측의 보복성 인사”라고 주장했다.
한편 조 화백은 “지난달 13일 2면 ‘세계 그림판’에 연재된 탄핵관련 만평을 그린 후 지면 논조와 맞게 만평을 그려달라는 편집국장의 요구와 함께 보직변경에 대한 언급이 있었다”고 말했다. 조 화백은 특히 “보직변경에 대한 이유로 만평에 대한 데스크 여론조사가 안 좋다고 했는데, 어느 언론사가 데스크를 상대로 만평에 대한 여론조사를 할 수 있는지 이해가 안 된다”면서 “이것은 작가를 두 번 죽이는 일”이라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