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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천 열차사고 지원 '한마음'

원인·진상분석 미흡 지적도

김신용 조규장 기자  2004.04.28 11:4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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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신문들이 22일 ‘북한 용천역 철도사고’와 관련 대북지원을 한마음으로 촉구하고 나섰다.

일간지들은 사건 소식이 전해지자 일제히 23일부터 1면 기사로 연일 비중있게 다루는 것은 물론 잇따르는 정부, 시민단체, 국제사회 지원 양상을 발빠르게 보도했다. 또 사설을 동원해 ‘동포애’를 역설하며 대북지원을 촉구하고 신문협회 차원의 모금운동 홍보에도 적극성을 보였다.

하지만 사고원인의 규명과 북한의 구호물자 단일창구 등에 대해 분석적으로 접근하는 시각은 소수에 불과했다. 특히 최첨단 인공위성으로 차량번호판까지 식별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미국이 위성사진을 공개하지 않았다는 점, 북한이 사고 사진을 단계적으로 공개하고 있다는 점 등에 대해 거론한 신문은 거의 없었다.

중앙은 26일자 사설 ‘북 피해지원 즉각, 실질적으로’에서 “북한 용천역 폭발사고와 관련, 정부와 민간단체들이 빠르게 지원대책을 강구하고 있는 것은 바람직하다”며 “이처럼 민·관이 합심해 대북지원을 벌이는 것은 처음 있는 일로 향후 남북관계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조선도 24일자 사설 ‘북 용천 사고 구호에 민관 모두 관심을’에서 “…이런 의미들을 따지기 앞서 당장 급한 것은 이번 사고로 생명이 위독한 부상자들을 살리고 피해를 하루 빨리 복구하는 일”이라며 “정부는…식량·의약품은 물론 경우에 따라서는 의료단을 직접 파견하는 등 지원 준비에 나서고, 국민들도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활동을 펴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조선은 이날 A4면에 영국의 BBC방송이 인터넷에 게재한 사진이 오보라고 보도해 눈길을 끌었다.

하지만 26일 무조건적인 지원을 피력한 중앙, 한겨레와는 달리 조선, 동아, 경향 등은 이번 사건을 남북의 새로운 관계 정립의 계기로 보고 북한의 태도 변화를 동시에 요구했다.

경향은 23일자 1면에 ‘북 의문의 대형 폭발사고’란 제목을 달아 다른 신문들과 대조를 보였다.

동아는 사설 ‘북 용천 참사 전화위복 계기되기를’에서 “외부지원을 효과적으로 활용해 신속하게 사고 수습을 하기 위해서는 북한의 전향적인 대응이 있어야 한다”며 “북한이 이번 참사를 계기로 공생의 지혜를 배운다면 대외 이미지가 크게 호전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 신문사 간부는 “신문과 방송들이 경쟁적으로 북한동포돕기 운동을 벌이고 있는데 대해나쁘다고 할 수 없지만 북한이 구호물품 후송을 선박으로 해줄 것과 즉각적인 사고현장공개 등을 하지 않은 점에 대해 좀더 분석적인 보도태도를 보였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김신용 기자 trustkim@journalist.or.kr

조규장 기자 natasha@journalist.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