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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인 대학원 진학 증가 '왜?'

이론 겸비 자기계발·불안한 장래 대비

조규장 기자  2004.04.28 12: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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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경험 풍부해 교수직 발령 ‘유리’

서울 4개대 매년 120명, 지방 30%선

부·차장급 가장 많고 출석률 높은 편





언론인들은 왜 끊임없이 대학문을 두드리는 것일까? 언론인들의 업무는 점점 많아지고 대학 등록금은 끝 간 데 없이 오르지만 밤늦게 대학원에서 학구열을 불태우기 위해 노크하는 늦깎이 언론인들은 꾸준하다.

이는 언론인들의 현장경험에 이론을 접목해 자기계발의 계기로 삼을 수 있고, 최근 무너지는 평생직장 개념으로 인한 심리적 불안과 장래대비책에 따른 것. 더구나 한국언론재단을 비롯한 단체들의 학비 지원도 대학원 진입을 추동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한국언론재단은 30여명에 대해 매년 전액 등록금을 지원하고 있다.

주요 4개 대학 언론대학원에 매년 입학하는 현직 언론인들은 대략 120여명. 고려대의 경우 매년 입학하는 80여명 중 절반가량이 언론인들이며 서강대 129명중 20여명, 한양대 65명 정원에 80%정도가 언론인들이다.

연세대의 경우 50~60명의 입학정원 중 올해 9명의 언론인이 등록했으며 총 36명의 언론인들이 수학중이다. 이런 상황은 지방도 예외가 아니다. 광주대의 경우 매년 20명 정원에 40% 정도가 언론인들이며 동아대 역시 매년 35명 중 30% 정도는 언론인들로 채워지고 있다. 이들 대학 중 가장 힘들기로 소문난 곳은 서강대. 수업양도 만만치 않고 한 학기 출석을 다섯 번 이상 빠질 경우 무조건 낙제다.

대학원 문을 두드리는 언론인으로는 부장급과 차장급이 가장 많으며 해설위원이나 논설위원들 역시 꾸준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표적인 언론인으로는 고려대 언론대학원에 스포츠서울 김행수 사장, SBS 하남신 논설위원, 동아일보 이재호 논설위원, 조선일보 김태익 논설위원 등이 있으며 서강대에는 MBC 안성일 해설위원, KBS 고희일 부주간, 동아일보 홍찬식 논설위원, YTN 이재철 차장 등이 있다. 또 연세대에 동아일보 황호택 논설위원, KBS 강상구 부장, 조선일보 최원석 기자, SBS 이환봉 차장 등이 재학 중이고, 한양대에는 한국일보 김경철 차장, 동아일보 정성희 차장, 경향신문 박노승 논설위원, 연합뉴스 김영미 부장 등이 있다.

수업참여율은 대부분 90% 이상으로 높은 편이고 직접 논문을 쓰고 졸업하는 경우가 절반 이상이다. 한양대의 경우 매년 2/3 가량이 논문을 쓰고, 나머지 1/3 정도는 한 학기 수업을 더 듣는 것으로 논문을 대체한다.서강대의 경우 절반 정도가 논문을 쓰고 있지만 갈수록 줄어들고 있는 상황.

서강대 신문방송학과 원용진 교수는 “언론인들은 대개 시간에 쫓기는 관계로 일반대학원에 비해 학업양이 적기 때문에 논문을 통해 전문성을 강화하도록 적극 권장하고 있다”며 “학자들이 접근할 수 없는 언론계의 내부 상황을 논문을 통해 연구할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논문을 수업으로 대체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언론인 출신 교수나 대학 강단에 서는 전·현직 언론인들이 꾸준히 늘고 있고, 박사과정에 들어가는 언론인들도 많아지고 있는 추세다. 언론인들은 기사작성을 비롯해 주로 현업 중심의 강의를 맡는 경우가 대다수.

강단에 선 언론인으로는 한양대 겸임교수로 있는 SBS 송도균 사장, 중앙일보 출신의 고려대 김광섭 교수, KBS 이사를 맡고 있는 고려대 김인규 석좌교수, KBS에 재직 중인 고려대 이청수 초빙교수 등이 대표적이다.

고려대 오택섭 언론학부 교수는 “언론인들이 대학원 교육을 통해 실무 경험을 이론적으로 정리하게 되면 전문성이 강화될 수 있을 것”이라며 “특히 언론인들의 풍부한 현장경험이 실무교육에 큰 장점이 될 수 있기 때문에 강단에 서기가 유리하다”고 말했다.

조규장 기자 natasha@journalist.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