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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방송, 매체 혁명을 꿈꾼다

KBS.SBS 이달 개국 예정...일부선 '성급한 낙관은 금물'

이경숙  2000.11.07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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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방송은 과연 정보화시대 매체시장의 다크호스로 떠오를 것인가. SBS가 오는 14일, KBS가 25일 각각 인터넷방송을 개국할 예정인 가운데 새 매체의 잠재력과 기능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들 인터넷방송은 단지 지상파 방송프로그램을 재방송하는 개념이 아니다. 지상파방송처럼 별도의 편성으로 제작, 구성, 송출되는 제3의 종합매체다.



KBS 인터넷방송은 보도, 문화·다큐, 드라마·영화, 음악·연예, 이벤트 등 다섯 개 생방송채널을 운영할 계획이다. 특히 보도채널은 하루 12시간 가량 생방송으로 뉴스를 제공할 예정이어서 눈길을 끈다.



기술 상의 어려움 탓에 개국 초기에는 정지화면과 함께 음성과 기사를 제공하는 형태로 시작하지만 제작용 프로그램이 완성되는 12월 말쯤엔 동영상도 제공할 예정이다. 기사는 별도 취재 없이 기자들이 취재한 뉴스 원재료를 인터넷용으로 재가공해 방송한다.



SBS 인터넷방송은 방송 포탈사이트로 운영된다. 동티모르 사태나 공연 등 기존 지상파방송에서 수용하기 어려운 소재들을 생중계하고 사이버교육, 데이터방송도 실시할 예정이다.



방송사들이 인터넷방송에 본격적인 투자를 시작한 것은 최근 들어서부터다. SBS는 지난 8월 30억 원 자본으로 별도 법인을 설립했고 KBS는 지난 10월 사장 직속 기구로 뉴미디어센터를 건립했다.



MBC도 내년부터 본격적 인터넷방송을 개시할 계획으로 사업 가능성을 분석하면서 별도 법인 분사 방안을 조심스럽게 검토하고 있다. 또 KBS는 한국통신과, MBC는 두루넷과, SBS는 하나로통신 중앙일보와 각각 제휴를 맺고 기술력과 데이터 확보에 매진 중이다.



아직 시장조차 형성되지 않은 인터넷방송에 방송사들이 갑자기 적극 뛰어들고 있는 이유는 뭘까? 인터넷방송 개발팀들은 초고속 통신망 가입자의 급속한 증가 추세에서 새로운 매체시장 형성의 가능성을 내다보고 있다.



이채원 MBC 뉴미디어사업부장은 "두루넷, 하나로통신 등 동영상을 제대로 볼 수 있는 초고속 통신망 가입자가 아직까지는 12만 명 선에 머물고 있지만 지금의 증가추세가 지속되면 내년엔 30만 내지 50만 명으로 급속히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것은 단순히 인터넷방송 수요자의 증가뿐 아니라 새로운 광고시장의 형성을 의미한다. 즉 기존 인터넷 배너광고는 사용자가 클릭하지 않으면 광고효과가 없다는 한계를 가진 데비해,인터넷방송은 기존 방송에서 광고방송을 편성하듯 방송프로그램 사이에 광고를 집어넣어 높은 광고효과를 얻을 수 있다.



송종문 KBS 뉴미디어센터 기자는 "초고속망 시대에 인터넷방송은 지상파방송의 광고와 같은 고화질 영상의 광고를 할 수 있다"면서 "배너광고 시장의 한계 때문에 앞으로 인터넷사업은 영상콘텐츠가 풍부한 방송사가 주도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태원 SBS 인터넷방송 사업지원팀장도 "인터넷시장에선 활자정보를 기반으로 한 신문사보다 동영상콘텐츠와 제작노하우가 풍부한 방송사 쪽이 훨씬 유리하다"면서 내년 사업전망을 밝게 봤다.



그러나 최도형 MBC 뉴미디어사업부 차장은 "인터넷방송 시장이 노다지는 아니다"라며 "여러 인터넷사업이 번성하고 있는 미국에서조차 아직 검증되지 않은 시도인 만큼 인터넷방송의 영향력은 좀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