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 기자들이 자사의 탄핵 관련 보도에 대해 비판했다. 동아노조와 공정보도위원회는 21일자 제88호 ‘공보위광장’을 통해 3월 29일부터 4월 2일까지 자사 기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본보 탄핵 관련 보도 중 가장 문제’라는 주제에 대한 주관식 설문조사 내용을 공개했다.
‘공보위광장’에 따르면 한 기자는 자사 탄핵 관련 보도에 대해 “신문은 그날의 역사적 기록이다. 13만 여명이 참석한 촛불집회를 2단 사진 한 장과 짤막한 기사로만 보도해 사실관계를 축소한 것처럼 비쳐졌다”고 지적했다. 또 한 기자는 “독자가 신문이 전달하는 것을 그대로 믿는다고 착각하는 게 아닐까. 독자를 가르치려는 태도를 버려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기자는 “국가적 중대 현안인 탄핵문제에 대한 정론지로서의 원칙과 입장이 무엇인지 알 수 없다는 것이 가장 문제다. 사내일각에선 시대의 흐름이나 여론의 대세를 반영하지 못했다고 지적하나 그와 달리 원칙없이 하루하루 여론과 시류에 눈치를 보며 지면을 만드는 것 아닌가하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고 꼬집었다.
한편 공보위는 ‘공보위광장’ 2면에서 대통령 탄핵 이후 논란이 된 칼럼이 보도된 날(3월 22일자)까지 10일 동안의 외부칼럼 9편을 조사하고 촛불시위를 ‘폭민적 현상’이라고 표현한 류재갑 교수의 글이 ‘합리적 보수’ 혹은 ‘중도보수’라는 동아의 편집방향에서 벗어났다고 평가했다. 또 탄핵의 부당성, 촛불집회의 긍정적인 측면을 언급한 칼럼은 최소한의 ‘형식적’ 균형도 보장받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동아 공보위 관계자는 “역사적인 사건에 대한 각 언론들의 입장이 다른데 대한 논란은 정리가 필요한 만큼 의견이 많았다”며 “내부적인 건전한 토론이었으며 경영측에서도 긍정적으로 받아들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