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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기후·불안한 치안·부담스런 교육비

모스크바 특파원 "고되다"

김신용 기자  2004.05.06 12: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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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중심 시각 경계…자긍심 높아





“옛날보다 나아졌지만 아직도 치안상황이 불안합니다. 개방 이후 인플레가 잡히지 않아 물가도 계속 오르고 있습니다.”

전 세계 특파원 근무처 중 가장 힘든 지역은 어디일까. 어느 한곳 힘들지 않은 곳이 있을까 마는 기자들은 주저하지 않고 모스크바를 첫 번째로 꼽는다. 현지 모스크바 특파원들도 이 말에 공감한다. 기후나 언어, 교육 등 모든 여건이 좋지 않다. 때문에 국내 언론사들은 특파원을 공개모집해 기자로 채용하는 추세다.

특파원들이 우선 겪어야 하는 것은 기후. 1년 중 6개월 이상 계속되는 눈과 추위 때문에 가족들은 감기를 안고 살아야 한다. 더구나 햇볕을 자주 볼 수 없어 스트레스가 많다. 주부들은 우울증이 생기기 쉽다.

자녀 교육비 또한 만만치 않다. 보통 외국인학교(초등학교) 학비는 연간 1만6천달러나 된다. 그렇다고 회사에서 100% 실비를 지원해 주는 것도 아니다. 보통 지원은 50~70% 수준에 불과하다.

특파원들이 또 하나의 불편한 점으로 꼽는 것은 시차이다. 한국과의 시차는 보통 여름에는 5시간, 겨울에는 6시간이 난다. 때문에 본사에 기사를 송고하기 위해서는 새벽일을 각오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긍심은 어느 특파원들보다 높다. 이들은 미국과 서방을 강조하는 일방적 시각을 경계한다.

전직 모스크바 특파원 출신인 경향신문 김철웅 부장대우(미디어팀)와 중앙일보 김석환 논설위원은 “국가든, 언론이든 러시아에 대한 정책적 지원 및 배려가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즉 미국 러시아 일본 중국 4강중에서 정부정책 우선순위에서 러시아가 밀려있지만 러시아가 갖고 있는 실질적인 역량이나 발전 가능성이 큰 만큼 전략적 차원에서 재접근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중앙일보 유철종 특파원은 본보와의 전화통화에서 “모스크바 특파원은 생활, 교육 등의 여건이 열악하지만 현지어(러시아어)를 잘하고, 열정이 있으면 얼마든지 보람을 찾을 수 있다”며 “세계 4강중 러시아의 중요성은 갈수록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신용 기자 trustkim@journalist.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