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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벼워야 잘 뛴다" 연습땐 고기도 안먹어

32회 서울지역 일선기자 축구대회 이모저모

홍석재 차정인기자  2004.05.27 10: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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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강전 해당사 사장들 대거 출동 응원전







사장들 관전 모습도 각양각색

○…8강에 합류한 언론사들 중 우승을 기대하지 않은 팀은 없었다. 사기진작 차원에서라도 ‘혹시나’ 하는 기대감은 각사 사장들에게도 예외가 아니었다. 결선리그가 펼쳐진 22일, 이례적으로 동아일보 김학준 , 세계일보 사광기 , 연합뉴스 장영섭 , 이데일리 이훈 , YTN 표완수 사장 등이 대거 모습을 드러냈다.

동아 김 사장은 연신 웃음을 머금고 장구를 치며 응원을 했고 연합 장 사장은 시종일관 조용히 경기를 바라보다 자사 팀의 승리가 결정될 때면 큰 박수로 화답했다.

특히 매일경제TV와의 4강에서 승부차기 끝에 승리를 거뒀을 때는 운동장으로 뛰쳐나가며 환호성을 지르기도 했다. 세계 사 사장은 예상과 달리 경기가 잘 풀리지 않자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경기장 외곽선 부근까지 나와 애타는 심정을 감추지 않았다. 이와 달리 YTN 표 사장은 미리부터 우승을 확신한 듯 시종일관 여유 있는 모습으로 경기를 지켜보았다.



“몸무게 2∼3㎏ 빠졌을 것”

○…준우승을 차지한 연합뉴스는 결승에 오르기까지 단 한골도 내주지 않은 철벽 수비를 자랑했다. 조직력으로 볼 때는 가장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기도 한 연합은 연습 모습도 마치 프로축구단(?)을 방불케 했다. 감독 겸 선수로 맹활약한 사회부 황대일 차장은 “몸이 가벼워야 잘 뛸 수 있다는 판단에 연습할 때 고기도 먹이지 않았다”면서 “선수들 몸무게가 평균 2∼3㎏은 빠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동아 “일 내겠다” 총력전

○…8강까지 최다 득점을 올리며 승승장구했던 동아일보. 이번만큼은 일을 내겠다는 각오로 30여명의 응원단이 8강전 지원에 나섰고 4강이 확정되면 같은 날로 예정돼 있던 지방주재 기자 본사 워크숍 시간을 뒤로 미루고 20여명을 급파, 대규모 응원전을 펼치겠다는 계획까지 세웠으나 8강전에서 연합에 무릎을 꿇었다. 한 동아 응원단은 “점심 도시락도 최고급으로 60여개를 주문해 놓았고 우승하면 2박 3일의 특별휴가도 거론되는 분위기였다”며 아쉬워했다.



선수 부족 ‘뛰고 또 뛰고’

○…최근 사내 분위기가 썩 좋지 않음에도 8강에 진출한 헤럴드경제. 여유 선수가 넉넉히 확보되지 않아 대회 도중 내내 뛰었던 선수가 ‘뛰고 쉬고’를 반복했다. 같은 날 사내 커플의 결혼식이 예정돼 있어 홍정욱 사장을 비롯한 일부는 결혼식장으로 갔고일부는 축구장으로 응원을 왔다는 후문. 헤럴드경제는 8강전 이데일리와의 첫 경기를 이기고 4강에서 YTN과 맞붙었으나 선수들의 체력이 급격히 떨어져 결국 결승진출이 좌절됐다. 헤럴드경제는 그러나 3, 4위전 승부차기에서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한 골키퍼 박용주 기자(정경부)의 연속적인 막아내기에 힘입어 3위에 올랐다.



진행 도우미들도 차분한 활약

○…큰 부상 없이 대회를 마쳤지만 기자들의 평소 운동량이 많지 않았던 만큼 잔부상이 적지 않았다. 대회 내내 부상자에 대한 치료는 송파구에 위치한 B정형외과 최정철 사무장과 부인인 이옥란 간호사가 맡았다. 특히 최 사무장은 실업축구팀 현대에서 선수생활을 한 경험이 있어 친절한 설명을 곁들인 세심한 치료로 선수와 대회 관계자들의 호평을 받았다.

최 사무장은 “기자 선수들이 평소 운동량은 적은 반면 게임에 임해서는 승부욕이 지나치다 보니 발목 등 인대가 손상된 경우가 많다”며 “땀이 날 정도로 충분히 스트레칭을 하고 게임에 임해야 부상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전원 1급 심판자격증 소지자로 구성돼 총 39경기의 진행을 맡은 서울시축구심판원 소속 심판진도 큰 잡음없이 경기를 운영했다. 윤종환 심판 감독관은 “기술이 떨어지다 보니 공이 어디로 갈지 몰라 심판들로서도 플레이하기가 쉽지 않았다”면서 “앞으로는 원활한 대회 진행과 부정 선수와 관련 사후 논란을 없애기 위해서라도 손목 등에 검인 도장을 받는 방법으로 선수관리를 보다 철저히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YTN·MBN ‘용천돕기’ 성금

○…승부차기만으로 순위를 정한 3, 4위 결정전에서 헤럴드경제에 패해 4위를 거둔 매일경제TV가 ‘용천 돕기’ 성금으로 써달라며 상금으로 받은 30만원을 내놓았다.

매일경제TV 성태환 기자(증권부)는 “4강에 올라간 것으로 만족한다”며 “상금으로 뜻 깊은 일에 쓰이게 될 성금을 낼 수 있어서 기쁘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우승을 거둔 YTN 지회도 24일 우승 상금 50만원을 ‘용천 돕기’ 성금으로 기탁했다. 이종수 YTN 지회장은 “우승 상금이 기자협회가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용천 돕기 운동에 뜻깊게 쓰인다는 데 의미를 두고 싶다”고 말했다.



홍석재 기자 forchis@journalist.or.kr

차정인 기자 presscha@journalist.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