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S 권호경 전 사장 재임 당시 사업 확장의 일환으로 설립돼 이른바 ‘신생국‘으로 불리고 있는 포항 경남 영동 제주 전남 등 CBS 5개 지역국 전체 직원(본사 파견직원 제외)들은 100% 비정규직으로 근무하고 있다. 특히 이들은 기자, 엔지니어, PD 등 대부분 필수요원인데도 불구하고 저임금과 고용불안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CBS 신생국은 지난 2000년 10월 24일 포항을 시작으로 지난해 6월 10일 전남지국까지 모두 5개 지국이 잇달아 생겨났다.
신생국은 개국 당시 헌금 형식의 기부금을 통해 설립자금을 마련하고 기부금을 낸 사람들에게 이사 자리를 제공해 운영이사회를 구성했다. 이사회는 경영권과 인사권을 갖고 신생국을 독립채산제 형태로 운영해 왔다. 그러나 실제 운영에는 관여하지 않는 본사가 지역 신생국의 편성권과 감사권을 갖는 기형적인 구조를 수년째 유지해 오고 있다.
신생국 직원들은 비정규직 신분으로 고용불안을 겪을 뿐 아니라 본사 직원과 차별된 수준의 급여를 받고 있다. CBS포항의 경우 4년차 엔지니어의 기본급이 세금을 제외하고 대략 1백10만원선이다. 공식적인 보너스도 없다. 휴일근무와 야근에 따른 초과근무수당, 진행비 등의 명목으로 40여만원이 지급될 뿐이다. 신입사원 초임은 월 90여만원 선인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본사의 경우 4년차 임금이 연 3천여만원, 신입사원의 경우 연 2천2백만원 안팎이라고 본사 노조 관계자는 밝혔다.
그러나 신생국 직원 전원은 비정규직으로 1년 단위 고용 연장을 하고 있기 때문에 지역 운영이사회를 상대로 처우 개선 요구에도 선뜻 나서기 어려운 실정이다.
이에 따라 신생국 직원들은 본사를 상대로 정직원으로 재임용 및 처우개선, 신생국 경영개선을 위한 보조 등을 요구하고 있다.
한 신생국의 PD는 “CBS의 이름으로 고용돼 일하고 있는데도 본사는 독립채산제란 신생국의 기형적인 구조에 기대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며 “신생국을 본사 직할 체제로 운영하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본사 흡수가 어렵다면 운영 보조라도 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본사 역시 무분별한 신생국 확장에서 발생한 폐단과 개선의 필요성은 인식하고 있지만, 신생국을 흡수하는 데 소요되는 자금 문제와 함께 본사 임의로 신생국을 흡수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없다는입장이다.
CBS 기획조정실 박호진 팀장은 “현행 계약서상에 운영이사회의 운영권 기한이 명시돼 있지 않다”며 “신생국이 먼저 재계약을 요구하거나 부도 또는 파산하지 않는 이상 현재로선 본사에서도 뚜렷한 방안이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