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방송(BBS) 기자와 PD간 갈등이 커지고 있다. BBS PD들의 회식자리에서 발생한 속칭 ‘헤드 락’ 사건과 관련한 불교단체들의 입장을 보도국이 기사화한 것을 놓고 BBS PD협회와 기자협회 양측이 서로 엇갈린 성명전을 펼치고 있다.
지난달 12일 불교여성개발원, 전국교사불자연합회 등 10개 불교단체는 ‘BBS PD폭행사건’과 관련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사건은 지난 2002년 12월 20일 불교방송 제작부 송년회식 자리에서 당시 본부장이었던 H씨가 신입 PD J씨를 속칭 ‘헤드락’하고 머리를 가격하자 피해를 입은 J씨가 H씨와 다른 PD 1인을 고소한 사건이었다.
불교 단체들은 이날 “피해자가 거부의사를 밝혔음에도 행해졌기에 폭력으로 볼 수 있다”며 당사자인 H씨의 과오 인정과 잘못된 회식문화와 폭력문화를 근절하기 위해 BBS는 대책 마련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BBS 보도국은 같은 날 저녁 7시 종합뉴스를 통해 관련 내용을 보도했다. 그러나 보도가 나간 다음날 PD협회는 이들 단체의 발표 내용이 문제의 본질을 과대 포장하여 불교방송과 회원들의 명예를 실추시켰다며 사과와 해명을 요구하는 한편 이들 단체들의 불합리한 주장을 저녁뉴스에 보도해 BBS의 이미지를 훼손했다는 이유로 보도제작국장을 해임하라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이에 대해 BBS 기자협회는 15일 성명서를 내고 “PD협회의 13일자 성명이 언론의 본분과 보도의 독립성을 훼손했다는데 대해 심히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기협 지회는 “취재기자의 기사작성과 데스크의 편집권 행사가 절차상으로나 내용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었는데도 불구하고 취재기자의 편파성과 편집자의 의도성으로 몰고 간 것은 언론의 사리에 맞지 않는 독단”이라고 지적했다.
관련 사실을 보도한 BBS 김용민 기자는 “명백히 재판이 진행 중이고 10개 불교단체가 나선 중요한 사건에 대해 그것도 이들 단체가 성명을 발표한 사실에 대해 보도한 것인데 무엇이 잘못되었다는 것이냐”며 “회사와 관련된 부정적인 내용이라 하여 보도를 하지 말았어야 했다는 주장은 언론의 정도에 역행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BBS 장대송 PD는 “불교단체들이 발표한 성명 내용에는 회사 측의 책임도 지적하고 있는데 보도내용에는 없다”면서 “PD들이 이 사건 때문에 대부분 법정에 불려나가고있는 어려운 상황에서 우리 입장은 확인하지 않고 불교단체의 주장만 보도하는 보도국이 이해 안된다”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