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일보 정치부 출신 기자들이 퇴사 후 인터넷매체에서 서로 다른 정치노선을 지향하며 ‘전선’을 형성하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이들 사이트는 김영한 전 논설위원이 편집장을 맡은 ‘데일리안’(www.dailian.co.kr), 서영석 전 정치부장이 대표로 있는 ‘서프라이즈’(www.seoprise.com), 장덕수 기자가 대표를 맡은 ‘이지폴뉴스’(www.easypol.com)로 각각 보수, 개혁, 중도를 표방하고 있다. 이들은 17대 국회의 본격적인 활동을 계기로 각자의 차별화된 시각을 펼치며 긴장관계를 형성할 것으로 보인다.
서영석 대표가 2002년부터 운영해 온 ‘서프라이즈’는 ‘친노, 급진개혁 성향’의 정치칼럼 사이트로 알려졌다. 하지만 서 대표는 “사이버 공간에서는 선택과 집중을 통해 확실하게 정파성을 지녀야 한다”며 “인터넷을 하나의 시장으로 보면 70%가 개혁을 지지해 그곳에 집중한 것”이라고 설명한다. 서 대표는 최근에는 공채로 신입 경력 기자들을 뽑고 기존의 칼럼중심 사이트에 뉴스기능도 강화하고 있다.
‘데일리안’의 김영한 편집국장은 인터넷신문으로는 드물게 ‘보수’의 목소리를 당당하게 펼치고 있다. 영화계에서 ‘보수논객’으로 알려진 조희문 교수를 비롯해 각계각층의 보수논객들이 주요 필진으로 참여해 힘을 더하고 있다. 김 국장은 “개혁을 외치는 측에서 보수를 넘어 ‘수구’라는 매도도 하지만 1만달러 시대에 파이를 더 키워야 다 같이 잘 먹고 잘 사는 사회가 될 수 있다고 본다”며 지나친 정파성이나 급진적 주장을 비판했다.
차장급 기자였던 장덕수 대표가 만든 ‘이지폴뉴스’는 국회소식과 정책뉴스를 중심으로 하는 사이트를 지향하고 있다. 장 대표는 “정파성이나 극단적인 이념논쟁을 탈피해 실제로 국민에게 필요한 ‘실용정치’ 사이트를 만들 것”이라며 “이를 위해 입법기관인 국회를 중심으로 한 특화된 기사에 승부를 걸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다른 두 사이트와 비교해 기자들이 현장에서 취재한 기사의 비중이 높은 편이다.
세 사람은 상대방 사이트에 대한 날카로운 촌평을 남겼다. 데일리안의 김 국장은 서프라이즈에 대해 “선배된 입장에서 말을 아낄 것”이라며 “문제가 좀 있다”는 함축적인 표현을 했고 이지폴뉴스에 대해서는 “(사이트가)잘 운영되고 있냐”는 반응을 보였다.
서 대표는 “데일리안과 이지폴뉴스는 요즘 바빠서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장덕수 대표는 셋 중 후발주자로 두 사이트의 완충지에 자리 잡은 때문인지 “김 선배는 내성적이고 꼼꼼하고 서 대표는 직선적인 스타일인데 사이트에 그런 특징이 드러나는 것 같다”고 평가하고 자신이 느낀 두 사이트의 장단점을 자세히 설명하는 ‘여유’를 보였다.
국민일보 출신들이 인터넷에서 왕성한 활동을 보이는 이유에 대해 장 대표는 “국민일보가 겉으로 보면 보수적인 신문이지만 편집국 분위기는 기자들에게 자유로움이 있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