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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뉴스공급 시장 재편성 요구

스포츠지, 가격 재조정 집단행동…포털은 거부

차정인 기자  2004.06.23 09:4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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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짜에서 수천만원까지 공급단가 천차만별





온라인 포털사이트의 뉴스서비스가 인기를 얻으면서 언론매체들이 경쟁적으로 포털에 대한 뉴스 공급을 확장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스포츠신문들이 포털의 일방적 뉴스 단가 설정의 재조정을 요구하며 집단행동에 나서는 등 언론계에서는 온라인 뉴스 공급 시장이 재편성돼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온라인 뉴스 시장 현황

현재 네이버, 미디어다음, 야후, 엠파스 등 인터넷 포털 업체들은 각각 해당 사이트에 뉴스 서비스를 실시, 많은 네티즌들의 인기를 얻고 있다. 연합을 비롯해 대부분의 중앙일간지와 방송뉴스는 물론 최근에는 지방신문의 뉴스까지 공급하고 있는 실정이다.



언론사들은 저마다 자사의 뉴스들을 실시간으로 포털에 공급하고 그에 따른 대가로 배너 광고 게재에서부터 월 수천만원까지 계약에 따라 각기 다른 대우를 받고 있다.



한 언론사 관계자에 따르면 기사건수와 속보성 등을 고려할 때 연합뉴스가 업체당 월 평균 3천만원선으로 가장 많고, 다음으로 스포츠신문들이 1천만∼1천5백만원 정도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종합일간지의 경우 동아·조선·중앙이 월 평균 1천만원선을 받는 반면 나머지 중앙일간지들은 1천만원선 이하로 뉴스 단가가 천차만별이며 심지어 배너광고를 대가로 한 공짜 기사 공급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한 언론사 간부는 “부끄러워서 말을 못 할 정도”라며 ‘온라인 뉴스 시장의 불균형’을 꼬집었다.



◇온라인 뉴스 시장 구조

온라인 뉴스 서비스는 미디어다음과 같이 아카이브형식으로 자체뉴스와 공급되는 뉴스를 선별적으로 서비스하는 형태가 있는가 하면 네이버의 경우처럼 카테고리 형식으로 공급되는 뉴스의 대부분을 서비스하는 형태로 나뉜다.



이들 업체들이 언론사로부터 하루에 공급받는 뉴스는 수천 건에 이른다. 포털 업체들은 언론사의 뉴스단가를 평가하는 기준으로 △기사량 △언론사 인지도 △속보성 △이용자 선호도 등을 기본적으로 설정한다. 이것을 기준으로 이른바 ‘메이저 언론’에 뉴스 공급 서비스를 제안하고 월 평균 적정금액을 산정해 계약을 맺게된다.



이에 비해 ‘마이너 언론’이라 불리는 신문들은 포털에 뉴스 공급을 하는데 있어 상대적으로 불리한 조건을 갖는다. 이들이 적정 금액을 제시한다 하더라도 가격 결정권을 쥐고 있는 쪽은 포털 업체이기 때문이다. 그 결과 언론사 입장에서는 서비스를 하지 않으면 회사 이미지가 감소하거나 광고효과를 볼 수 없기 때문에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공급을 하게 되고 포털은 수적으로 많은 언론사를 확보하게 돼 광고를 유치하는 데 유리한 위치를 점하게 된다.



최근 포털업체들이 지역신문 뉴스 공급 확대에 눈을 돌리는 이유도 광고 유치 효과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한 언론사 사업팀 관계자에 따르면 ‘다음’의 경우 최근 대전지역에 ‘지역 검색’ 광고 유치를 위해 관련 업무를 자회사에 위탁했다는 것. 이 관계자는 “포털들이 다양한 뉴스의 공급 차원이라는 설명을 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광고 이득을 위한 전략”이라며 “가령 지역의 음식점을 검색어로 입력하면 최상위에 나타나게 해주면서 관련 지역뉴스를 함께 제공해 이용자로 하여금 신뢰도를 높이는 키워드 광고를 노리는 것”이라고 밝혔다.



◇스포츠지 요구

신문업계 전반에 경영 위기가 찾아오면서 최근 스포츠지들은 온라인 뉴스 공급 시장의 재편을 주장하고 집단행동에 나섰다.



포털업체들이 제공하는 뉴스 단가가 너무 낮게 책정돼 각 언론사의 온라인 사이트 운영마저도 힘들다는 이유 때문이다. 이들은 스포츠·연예 뉴스가 온라인상에서 인기가 있는 만큼 집단으로 뉴스를 한 포털에만 공급하고 각 언론사별로 1억원 정도를 요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비용부담을 이유로 해당 포털업체가 이를 거부했고 현재는 다른 방법을 모색 중인 상태다. 한 스포츠신문 온라인 사업팀 관계자는 “온라인 뉴스 공급 시장의 재편성이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며 “오히려 포털들이 단가를 더 낮추려고 한 데서 문제는 비롯됐다”고 밝혔다.



그는 “포털들이 언론사들간의 이해관계를 교묘히 이용해 뉴스를 싸게 공급받고 몇 배에 이르는 이익을 챙기고 있다”며 “힘들게 취재해서 만들어 낸 뉴스가 포털에 가서는 휴지조각으로 전락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다른 언론사 관계자는 “시장의 재편이 필요하다는 데는 공감하지만 언론들이 처음부터 불균형한 구조를 만든 것에 대한 책임이 있다”며 “온라인 시장을 과소평가하고 뉴스를 헐값에 공급하기 시작한 것이 지금의 결과를 맞게 된 원인”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만약 일부 언론들이 담합해서 온라인 뉴스 공급을 중단할 경우 수많은 네티즌들이 가만 있겠냐”며 “제각각 설정돼 있는 계약 내용을 시장 차원에서 정리할 필요성이 있다”고 밝혔다.



차정인 기자 presscha@journalist.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