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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출입기자 모처럼 '웃음꽃'

기자 2백여명 비서실동 견학후 만찬

김신용 기자  2004.06.23 09:5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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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채 선물에 “갈등 부채질하자는 거냐”





청와대 비서실동 견학과 만찬행사가 화기애애하게 진행됐다.



청와대는 18일 내외신 출입기자 2백여명을 대상으로 비서실동 견학행사를 가졌다. 정책수석, 홍보수석실 등 모든 수석실이 위치한 비서실동은 참여정부 들어 기자들의 취재가 통제된 곳이다. 때문에 출입한지 1년이 넘은 기자들도 공식적으로는 이곳에 처음 들른 셈이다.



3개 팀으로 나눠 견학한 기자들은 각 수석실을 유심히 돌아보았다. 일부 기자들은 수석, 비서관들과 함께 담소를 나누기도 하고, 뼈있는 농담도 건네기도 했다.



권력의 실세(?)여서인지 문재인 시민사회수석실에 20여명의 기자들이 몰렸다. 한 기자가 문 수석이 나눠주는 부채를 받고 “갈등을 부채질 하는 부채가 아니냐”고 꼬집자, 문 수석이 “사회갈등을 끄라는 손오공 부채”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윤석중 해외언론비서관은 외신기자 10여명을 직접 각 방마다 안내해 외신기자들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견학 이후 탈권위의 상징인 녹지원에서 비서관급이상 참모진들이 대거 참여한 가운데 기자들과 만찬이 이어졌다. 김우식 비서실장은 만찬사에서 “참여정부가 일을 많이 진행하고 있어 좋은 결실을 맺을 것으로 확신한다”며 기자들의 도움을 호소했다.



외신기자클럽 손지애 회장(CNN 서울지국장)은 인사말에서 “비서실동에 가는 곳마다 사탕, 과자 등이 놓여있어 미국 ‘할로윈 축제’(어린이들이 사탕 등을 안주면 못된 짓을 하겠다며 사탕을 요구함) 같았다”며 뼈있는 말을 하기도.



조복래 전 운영위원(연합뉴스)도 “아직 청와대와 언론에 시각차가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앞으로 정신적 압박을 주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예정에 없이 만찬장에 들른 노 대통령은 “기사가 호의적 냄새가 폴폴(펄펄)나면 기자들의 퇴근을 일찍하게 하고, 가슴에 밤송이를 안으면 다음번 만찬시간을 6시에서 8시로 늦추겠다”고 말해 폭소를 자아냈다.

청와대는 이번 만찬을 계기로 1년중 봄, 가을에 출입기자들과 만남의 장을 마련키로 했다.



김신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