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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진단] 신문산업 위기 극복대안 없나 (3)지방일간지

광고위축·판매하락 '이중고'

취재부  2004.06.30 10:1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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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충북·호남·제주 등 신문사 난립

문화행사 ‘돌파구’…지역신문지원법 기대







신문산업이 전반적으로 위기를 맞고 있는 가운데 지방일간지 역시 광고시장 위축과 과당경쟁으로 인한 판매 하락으로 이중고를 겪고 있다. 실제로 지역신문 광고의 40% 이상을 차지했던 건설광고가 장기적인 경기침체로 급감하고 있다. 또 경기·인천, 충북, 호남, 제주 등 대부분 지역들이 시장규모에 비해 신문사가 난립해 광고시장의 왜곡을 부채질하고 있다. 더구나 대부분의 지방지들은 중앙일간지의 ‘물량공세’에 밀려 판매 및 광고 확대는 엄두조차 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국언론재단이 조사한 ‘2004 수용자 의식조사’에 따르면 대부분 지역일간지들의 점유율이 매우 낮은 것으로 나타난 것도 지방지의 현주소를 말해주고 있다. 이 조사에 따르면 신문 구독자의 신문유형별 점유율은 인천·경기 1.4%, 강원 20.0%, 대전·충청 3.4%, 광주·전라 13.2%, 대구·경북 23.9%, 부산·경남 26.9% 등으로 집계됐다.





인천·경기지역

지역일간지 점유율이 1.4%로 가장 낮은 인천·경기 지역은 18개의 신문사가 있어 과당경쟁을 부추기는 요인이 되고 있다. 이러한 난립상황에서 선발 신문사들은 조직 재정비와 함께 문화·이벤트사업 등을 추진하고 있다.

경기일보는 수입구조 다각화를 위해 마라톤 대회, 가수 초청공연 등 문화사업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또 본사에 독자명부 보고를 의무화하는 한편 신문이 제대로 배포되도록 지국을 독려하는 등 ‘지국 투명성 강화사업’을 통해 판매를 강화할 방침이다. 경인일보도 유학박람회 개최 등 사업 확대를 통해 회사 이미지 제고와 함께 수익사업을 하고 있다.

현 위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재무건전성 확보에 초점을 맞춘 인천일보는 1백억 규모의 증자를 계획 중이다.





충청 및 강원지역

대전·충남 지역은 다른 지역과 달리 작년 말부터 판매가 회복되는 추세다. 반면 충북지역은 신문사가 5개로 난립해 있어 광고주가 선택적으로 광고할 수 없는 왜곡된 광고시장이 형성됐다.

대전일보는 현재 본사를 매각하고 그 차액으로 부채를 갚았기 때문에 비교적 안정된 상태다. 때문에 ‘독자 늘리기 운동’을 통한 판매 강화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 청주에 위치한 충청일보는 인터넷 분야 강화를 통해 돌파구를 모색 중이다.

강원지역 신문사들 역시 지역경제 침체와 함께 광고·판매 등이 악화된 상태. 강원도민일보는 지난 5월부터 토요일자를 20면에서 16면으로 감면했으며 향후 경영상태가 더 악화되면 상여금 반납 등도 논의할 예정이다.





영남권

영남권은 지방신문 점유율이 23.9%(대구·경북)와 26.9%(부산·경남)로 다른 지역에 비해 높은 수치임에도 불구하고 지역경제 침체로 광고매출이 20%이상 감소했다. 이런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부산일보는 광고 비수기인 7~8월동안 전사원이 자발적으로 광고영업에 동참하기로 했다. 또 광고매출을 높이기 위해 광고주의 요구에 따라 게재 횟수 등을 선택할 수 있는 ‘맞춤형 광고’전략을 벌이고 있다. 매일신문의 경우 중앙지에 대응하기 위해 섹션화를 준비하는 등 콘텐츠 강화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 또 홍보강화를 위해 영상홍보물을 제작 중이다. 특히 국제 매일 부산 등 일부 지방 신문사의 경우 지역경제가 살면 자연스럽게 광고도 증가한다는 인식 하에 기사를 통해 ‘지역경제 살리기’에 역점을 두고 있다.

경남신문은 광고·판매 매출을 늘리기 위해 석간에서 조간으로의 전환을 검토 중이다. 경남은 4천만원 고료 연재만화 공모, 경남신문회장배 골프·바둑대회 등을 통해 다양한 사업을 펼치고 있다.





호남·제주권

호남지역과 제주지역 신문사들의 가장 큰 고민은 지역규모에 비해 신문사가 많다는 점이다. 이로 인해 광고시장이 과당경쟁체제가 됐을 뿐 아니라 신문의 질적 하락도 초래하고 있다.

전남일보는 경영개선을 위해 호남국제마라톤, 전국학생골프, 인라인마라톤대회 등 다양한 문화사업을 펼치고 있다. 또 월·수·금요일 24면, 화·목·토요일 20면을 발행하는 요일별 지면전략을 통해 비용절감 효과를 거두고 있다. 광주일보는 골프, 호남예술제, 무등기 전국고교야구대회 등 문화사업과 함께 최근 ‘입시학원’을 인수하는 등 학원사업에까지 진출했다.

2003년부터 기존 28면에서 20면으로 감면·발행하고 있는 제민일보는 백록기 축구대회 등 기존 행사와 다양한 아이템을 접목시켜 새로운 수익을 창출한다는 계획이다. 제주일보는 지난 4월 21일부터 24면에서 20면으로 감면했으며 광고국과 판매국을 영업본부로 통합해 영업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이와 함께 웨딩문화 사업을 통해 새로운 부대사업을 펼치고 있다.





대안

대부분 지역 언론들은 현 위기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마라톤 골프 문화공연 등 다양한 문화사업을 통해 새로운 활로를 찾고 있다. 또한 지역신문발전지원법 등 신문시장 정상화를 통해 시장규모가 커지길 기대하고 있다. 때문에 현장에선 어려울 때 일수록 새로운 분야에 대한 투자보다는 신문 본령에 맞게 보도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많다.

순천향대 장호순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지방신문들이 현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선 전반적인 개혁이 필요하며 특히 고용승계를 전제로 한 군소언론사의 통폐합이 우선되어야 한다”면서 “이와는 별도로 각 지역신문들이 권위와 위상에 의존한 문화사업보다는 뉴스 콘텐츠를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는 사업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