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1일부터 공기업과 금융보험업, 근로자 1천명이상 사업장에서 주5일 근무제가 의무적으로 실시된다. 하지만 주5일 근무제에 따르는 다양한 여가활동을 보도해야 하는 방송기자들은 주5일 근무에 동참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KBS는 22일 노사합의로 11개 조항의 ‘주5일 근무제 실시에 관한 합의서’를 체결했고 MBC는 이미 지난 3월부터 서울 본사와 포항 등 일부 지역국에서 주5일 근무제를 도입해 시행하고 있다.
하지만 취재현장에서 만난 기자들의 반응은 ‘냉담’했다.
병원 파업으로 인해 2주간 취재현장에 있었다는 박 모 기자는 “신문은 주말에 휴간으로 5일제 휴무도 가능하지만 방송은 일주일 내내 나가야 하는 특성 때문에 연휴가 불가능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기자는 “현재 MBC가 부분적으로 시행중인 주당 2일 휴무에 각 사가 관심을 갖고 있으나 인력충원이나 뉴스시스템에 근본적인 변화가 있기 전에는 현실적으로 힘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SBS 정치부의 한 정당 출입기자는 “그래도 KBS나 MBC는 사정이 나은 편”이라며 “외교통상부를 예로 들면 타사는 3명 이상이 출입해 돌아가며 쉴 수도 있지만 SBS는 1명뿐”이라고 말했다.
이 기자는 “사측이 올해 신입사원 모집에서 기자를 13명 정도 뽑는다고 하지만 부족한 취재인력을 메우기도 힘든 숫자”라며 “주5일제 실시는 불가능하고 노사간에 합의사항인 한달에 6일 휴무도 큰 사건이 터지면 지켜지기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상대적으로 타 방송사의 ‘부러움’을 사고 있는 MBC도 실제 속사정은 그리 나아 보이지 않는다.
MBC 사회부의 한 여기자는 “인력충원이 필요하다는 말에 1백% 공감한다”며 “휴일근무로 수당이 늘어나는 것보다 인원보강이 절실한 상태”라며 주5일 근무제를 법 취지에 맞게 시행하기 위해 가장 시급한 사안은 인력충원이라는 점에 공감을 나타냈다.
기자경력 1년차라는 KBS 이 모 기자는 “아직은 주5일제에 대한 관심보다는 현장에서 열심히 취재하는 것이 보람되고 즐겁다”고 말하고 “하지만 선배 촬영기자들이 거의 모든 현장을 다 찍고 그 중에 일부만 기사로 살아나는 것을 보면서 좀 더 합리적인 취재방법이 필요하다고 느꼈다”고 덧붙였다.
노동부에 출입중인 KBS 이경호 기자는 “주5일제를 시행하려면 인력충원도 중요하지만 기존에 취재관행을 바꾸는 노력도 필요할 것”이라며 “지금도 보도국 내에서 운용의 묘를 살려 격주로 5일을 쉬는 부서들이 있다”고 밝혔다.
이 기자는 “주말이나 사건이 없을 땐 콤팩트하게 조직을 운영하면 노동 강도는 다소 세지긴 하겠지만 격주 5일제 근무는 지금도 시행이 가능할 것”이라며 “무엇보다 무작정 현장에서 대기하는 취재방식을 바꿔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