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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3사 독과점이 콘텐츠 개발 장애"

'방송 독과점 어떻게 볼 것인가' 토론회

손봉석 기자  2004.07.07 10: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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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파 광고시장 점유율 86% 달해





KBS, MBC, SBS 등 공중파 방송 3사의 강력한 독과점 체제가 뉴미디어 발달에 따른 다양한 콘텐츠 개발에도 장애요소가 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1일 방송회관에서 한국방송협회(회장 이긍희) 주최로 열린 ‘방송 독과점 어떻게 볼 것인가’라는 주제의 토론회에서 발제를 맡은 서울여대 언론영상학과 임정수 교수는 지상파 3사의 콘텐츠시장 장악으로 독립제작사와 유통시장이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통신과 방송의 융합으로 인한 새로운 미디어시장의 생성과 방송시장의 구도변화에서 마저 이들 3사로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임 교수는 방송시장의 독과점을 해결할 방안으로 “방송 3사가 각종 융합 미디어사업에 진출하는 대신 제작영역을 따로 분리해 다른 곳에 내줘야 한다”며 “이런 정책을 시행하게 되면 독과점을 형성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지상파 방송사가 사회적 저항을 훨씬 덜 받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임 교수는 “90년대 후반 이후 케이블방송, 위성방송의 출범으로 다채널 방송시장 환경이 조성됐지만 지난해 지상파 방송의 광고시장 점유율은 무려 85.7%에 달한다”며 지상파 방송 독과점을 제어하기 위한 경쟁시장 형성이 실패했다고 분석했다.



방송위원회 김정수 정책2팀장은 “케이블TV의 등장으로 지상파 방송의 독과점적 지위가 약화된 것으로 볼 수 있으나 지상파 방송들이 자회사로 세운 PP(Program Provider·방송채널사용사업자)들이 유선방송사들 사이에 선도적인 역할을 하며 높은 시청률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팀장에 따르면 지상파 방송들은 자신들의 독과점적인 위치를 활용해 자회사 PP에는 그날 방송한 프로를 곧바로 내보내는 ‘재방송’에 가까운 행태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김 팀장은 지상파 방송국들은 다른 PP에 콘텐츠를 판매할 때는 이미 방송프로그램으로의 시의성을 상실한 콘텐츠를 제공하는 경향도 있다고 지적했다.



경북대 신방과 조성호 교수는 “뉴미디어의 등장은 기존 지상파 방송의 독과점적 지위를 보장할 수 없는 구도”라고 전제하고 “하지만 IMF 이후 광고시장을 보면 중앙 지상파방송보다 지역 지상파방송이 케이블방송 발달로 매출이 줄었고 케이블방송 내에서도 지상파 운영 케이블 PP의 경쟁력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광고주협회 김기원 사무국장은 “우리나라 공중파 채널이 5개로 이중 4개가 사실상 정부 소유라는 것이 문제의 본질”이라며 “시장이 없는데 ‘독과점’을 이야기하는 것 자체가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김 국장은 “방송국 소유를 정부가 하고 광고도 정부가 하는 구조를 해결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양대 신방과 정대철 교수는 “방송의 균형발전을 모색하고 사회전체의 공익성을 실현해야 할 것”이라며 “성급한 노력이 오히려 위험을 부를 수 있다”며 독과점 해소를 위한 경쟁구조 도입에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손봉석 기자 paulsohn@journalist.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