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추천작 53건 가운데 예심을 거쳐 본심에 넘겨진 기사는 7개 부문에 총 21건이었다. 18명의 심사위원 중 15명이 참석한 본심에선 위원들간에 활발한 의견교환이 있었고, 이어 열띤 토론과 집중 심의를 벌였다.
그 결과 모두 8개 작품이 이달의 기자상으로 선정됐다. 더구나 이들 8건 가운데 절반인 4건이 심사위원 전원의 지지를 얻어냈다. 그만큼 우수한 작품이 많았다는 것을 반증하고 있다.
우선 취재보도 부문에서 SBS 정치부 김우식 기자가 보도한 ‘주한미군 1만2천명 감축 통보’는 3월1일 방송된 것으로 뒤늦게 특종으로 확인돼 이른바 ‘지각수상작’이 됐다. 당시에는 정부가 강력 부인함에 따라 타 매체들이 전혀 따라오지 않아 지금까지 ‘나홀로 특종’으로 남아있었다. 다른 분야에 비해 정보 입수가 어렵고, 결과적으로 감군 규모를 정확히 짚어냈다는 대목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또 다른 수상작인 서울신문 사회교육부 박홍기, 이효용 기자의 ‘대입 수시모집 부정 충격, 학생부 위조 장학생으로 합격’은 일말의 우려가 현실로 드러났다는 점에서 사회적 파장이 적지 않았다. 무엇보다 현행 입시제도에 문제가 많고, 따라서 개선이 필요하다는 점을 생생하게 보여줬다는 게 심사위원들의 일치된 의견이었다.
기획보도 부문에선 매일경제 증권부 김은표, 홍종성, 강계만 팀의 ‘외국계 펀드 투자 분석’과 세계일보 채희창 기자 등 특별기획취재팀 5명의 탐사기획 ‘기록이 없는 나라’가 뽑혔다.
방송부문은 아쉽게도 수상작이 없었다. 외국계 펀드 분석은 일간지 기사론 다소 어렵지만 이 같은 분석을 본격적으로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는 의견이 적지 않았다. 또 일반인들도 기사를 오려놓을 정도로 앞으로 좋은 투자 가이드로 활용될 수 있다는 측면도 인정을 받았다.
기록이 없는 나라는 우선 기획 의도가 매우 우수하고, 주제 설정 및 기사 정리가 잘 됐다는 점이 심사위원들의 높은 평점을 받았다. 또 대다수 위원들은 이번 기획이 기록보관의 중요성을 강조함으로써 향후 정부의 정책 입안 과정에서 훌륭한 참고자료가 될 것이라는 평가도 나왔다.
지역취재보도부문에서는 부산일보 사회2부 천영철 기자의 특종 ‘노 대통령 고향 김해시의 넋 나간 노비어천가’가 심사위원들의 전폭적인 찬사에 힘입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아직도 이런 구태가 남아있구나 하는 쓴 웃음이 저절로 나오는 기사였다. 권력에 대한 맹종이 빚은 한편의 ‘블랙 코미디’를 보는 듯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지역기획물의 경우 신문통신분야는 수상작이 없었으나 방송분야는 2편이 선정됐다. 대구MBC 보도제작부 이성훈, 윤종희 기자가 만든 ‘공유폴더를 지켜라’는 우선 그냥 지나치게 쉬운 이 분야의 중요성을 체계적으로 부각시켰다는 점이 높은 점수를 받았다. 또 이 분야를 잘 모르는 시청자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제작된 것도 기획물의 우수성을 끌어올렸다는 평가도 많이 나왔다.
CBS경남의 보도국 송봉준, 이상현, 곽인숙 기자가 한 팀을 이뤄 만들어낸 야심작 ‘미성년 여자어린이 미끼 함정수사’ 역시 많은 심사위원들의 찬사가 쏟아졌다. 지역 부문이 아니라 아예 취재보도부분으로 출품했어도 수상하기에 손색이 없었다고 심사위원들은 입을 모았다.
끝으로 사진보도부문에서 이달의 기자상으로 뽑힌 한국일보 사진부 왕태석 기자의 ‘물 흐르는 청계천’은 무엇보다 기획의 우수성이 인정을 받았다. 많은 사람들이 청계천에 물이 흐르면 어떻게 되느냐에 관심을 갖고 있었는데, 때마침 비가 오기를 기다려 청계천에 물이 흐르는 장면을 찍었다는 것은 기자의 끈질김이 일궈낸 수작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