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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장관 인사청탁설 논란 여전

경향·동아·한겨레 등 사설 통해 "미흡하다" 비판

차정인 기자  2004.07.07 10:5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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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반드시 진상규명 하겠다”

정 장관측 “확인절차 없었다” 반박





세계일보가 처음 보도하면서 불거진 정동채 신임 문화부 장관의 인사청탁설이 청와대의 자체 조사 결과 발표로 일단락됐지만 언론들, 특히 세계는 반드시 진실을 규명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정 장관이 공식 첫 출근하던 1일, 세계는 1면 톱기사로 ‘鄭문화 임명전 인사청탁, 차관시켜 교수임용 압력’을 게재했다. 성균관대 예술학부 정진수 교수가 지난달 25일 청와대 민원실에 진정서를 접수시키고 ‘오지철 문화부 차관이 정 의원의 부탁으로 서프라이즈 대표 서영석씨 부인 김효씨를 교수로 임용해 줄 것을 청탁했다’는 내용이었다. 세계는 이날 8면에도 진정서 전문을 싣는 한편 관련 내용을 비중있게 다뤘다.



사건이 알려지자 당사자인 오 차관과 서 대표는 처음에는 사실을 전면 부인하다 몇 시간 뒤 인사청탁을 일부 시인하면서 ‘정 장관과는 아무 관련이 없다’는 공통된 내용을 발표했다. 오 차관은 이날 자신의 책임을 주장하면서 사표를 제출하고 이튿날 수리됐다.



정 교수가 강하게 의혹을 제기했던 정 장관의 개입 여부는 1일 취임기념 기자 간담회를 통해 정 장관이 “관련 내용뿐 아니라 당사자들과도 잘 알지 못한다”고 부인하며 “세계일보와 정 교수를 상대로 법적인 대응을 하겠다”고 밝히면서 관심은 청와대 조사로 넘어갔다.

정 장관은 2일 세계일보와 담당기자 등을 상대로 개인 명의로 정정보도 청구 및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의뢰하는 한편 5일에는 정 교수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의뢰했다.



세계의 보도 이후 대부분의 언론들은 관련내용을 기사화하는 한편 사설을 통해 ‘진실규명’을 촉구했고 5일 청와대의 자체 조사 결과가 발표되면서 사건은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청와대는 5일 정 장관의 개입 의혹은 ‘증거 없음’으로 결론짓고 관련 당사자들의 통화 내역을 조사한 결과 서프라이즈 서 대표와 그의 부인이 한국예술종합학교 심광현 영상원장을 통해 오 차관에 인사를 청탁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결국 거짓말을 한 것으로 드러난 서씨는 이후 서프라이즈 대표직을 사임하고 사과문을 공개했으며 부인 김씨는 “나와 남편의 도덕불감증 때문에 발생한 일”이라며 잘못을 시인했다.



그러나 6일자 경향 동아 서울 조선 한겨레 등 대다수 신문들은 ‘청와대의 자체 조사가 설득력이 없고 의혹이 많아 미흡하다’며 사설을 통해 비판했다.

이번 사건을 1일부터 연일 1면에 배치시켰던 세계는 6일자 신문에서도 1면은 물론 2, 3면 전면을 관련 기사로 채우고 사설에서는 “정 장관이 인사청탁 의혹에 직접 개입한 근거가 없다는 청와대의 조사는 납득하기 어렵다”며 “인사청탁 의혹을 국정조사를 통해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세계 사회부 백영철 부장은 “청와대 발표를 통해 제3의 인물이 등장하는 한편 관련자들의 거짓말들이 속속 드러나는 것이 옷로비 사건의 재판으로 보인다”며 “언론의 진실규명 차원에서 반드시 책임있게 보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정 장관의 소송 의뢰는 공복의 자세라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문광부 관계자는 “세계일보가 처음 보도할 때 관련자들 확인 절차도 없었고 제목을 보면 마치 정 장관이 인사청탁을 한 것처럼 확정적으로 썼다”며 “기자가 관련 사실을 확인 취재할 때 정 의원 쪽에서 부인했음에도 불구하고 세계일보가 이를 언급하지 않은 것 등이 소송을 의뢰한 이유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차정인 기자 presscha@journalist.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