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업계의 경영난이 가중되면서 기자사회가 흔들리고 있다. 기자들은 대폭적인 임금삭감과 구조조정 등으로 IMF때보다 견디기 힘든 시절을 보내고 있다. 관련기사 5면
기자들의 투철한 직업윤리와 사명감도 근로여건 악화로 점차 사라지고 있다. 그동안 기자들은 ‘사회의 등불’을 자임하는 등 일에 대한 성취감과 만족도가 어느 직종군보다 높았으나, 이제는 구조조정의 찬바람에 신경을 곤두세워야 할 형편이다.
이에 따라 언론계 안팎에서는 기자들의 대량 실직사태가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부채비율이 높고, 자본잠식에 들어간 언론사는 금융권의 대출이 이뤄지지 않으면 시장논리에 따라 폐간될 수도 있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굿데이의 부도 이후 임금삭감과 구조조정은 스포츠지뿐만 아니라 종합일간지도 큰 폭으로 단행되거나 진행 중에 있다.
굿데이, 일간스포츠 등 스포츠지들은 명예퇴직 신청을 받는 방식으로 인력을 10~40명까지 감원했다. 또한 일간스포츠와 스포츠투데이는 자금사정을 이유로 7월 급여를 각각 25%, 50%씩 삭감해 지급했다.
한국일보는 이미 40여명의 직원들이 명예퇴직을 신청한 상태이며, 사측은 연봉 4천만원 이상인 직원들의 임금을 50% 삭감하는 방안을 노조와 협의 중이다.
문화일보도 경영악화로 ‘올 상여금 3백% 반납’에 노사가 합의했으며, 디지털타임스도 노사합의로 직원들의 상여금 5백%가 반납된 상황이다. 경영사정이 가장 나은 조선과 중앙도 직원을 대상으로 통신비, 물품비 등 경상경비 절감운동에 돌입했다. 조선은 핸드폰을 많이 쓰는 직원들에 대해서는 사용내역까지 보내주고 있는 실정이다.
뿐만 아니라 주간지, 월간지 등 잡지업계도 고강도 구조조정에 들어갔다. 중앙일보 계열사 잡지인 아이위클리와 코스모걸은 수지타산이 맞지 않아 이미 폐간됐다. 시사저널도 사장이 직접 구조조정설을 흘려 직원들이 반발하는 등 논란이 되고 있다.
기자들은 이러한 신문업계의 상황에 대해 깊은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즉 신문사의 경영악화는 광고주에 휘둘릴 수 있는 구조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신문의 질이 떨어지고, 기자들의 수준도 낮아져 결국은 독자도 손해인 만큼 근본적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기자들은 “현재의 신문위기는 경기외적인 변수가 결정적 요인이지만 경영자들도 신문가격을 일률적으로 담합하는 등 가격경쟁과 품질경쟁을 하지 못한 책임이 크다”며 “경영위기의 책임을 기자들에게 전가하는 것은 너무 무책임한 처사”라고 말했다.
한국언론재단 김영욱 선임연구원(미디어연구팀)은 “사회전체의 중추적 역할을 하고 있는 신문저널리즘이 총체적 위기를 겪으면서 신문인들이 생존의 문제를 겪고 있다”며 “국가에서 뉴미디어사업을 신문사들이 할 수 있도록 금융혜택을 주거나, 신문사를 아예 ‘뉴미디어 컨소시엄’에 포함시키는 의무규정을 만드는 등의 지원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