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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정부 영원한 이해상충 관계"

요한 프리츠 국제언론인협회(IPI) 사무총장 기고

기고  2004.08.18 14:4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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떳떳치 못한 관행 직면하지 말아야





한국기자협회 창립 40주년을 맞이하여 축하의 말과 아울러 한국 언론에 대해 몇 가지 생각을 해본다.

1950년 뉴욕에서 창립된 국제언론인협회(IPI)는 그 동안 전 세계 언론자유 수호 및 증진에 모든 노력을 기울여왔으며, 현재 U.N., UNESCO, 유럽안보협력회의(OSCE), 유럽회의를 비롯한 국제기구들과는 자문기관으로 일하고 있다. IPI회원은 언론사 주필 및 경영인 그리고 1백20여 국가 신문, 잡지, 라디오, TV, 통신사, 인터넷 매체 소속 저명한 언론인들로 이루어져있다. 회원은 개인자격이며 언론사단위는 아니다.

한국 언론인들은 수 십 년간의 독재정권하에서도 지속적인 기자들의 저항이 있었다는 사실만으로도 커다란 존경을 받을 가치가 있다. 하지만 최근 현대 민주주의에서 독립 언론의 역할에 대한 좋지 않은 오해들이 자유언론국가로서의 한국의 좋은 이미지에 큰 손상을 입혔다.

이 문제에 관한 논의가 국제 언론단체 내부에서 뿐 아니라 한국 언론계 내부에서도 계속 진행되고 있다. 그래서 저는 대한언론인회가 발간한 ‘2002년 한국언론자유 보고서’에 실린 내부 평가에 대해 몇 마디 하고자 한다.

그 보고서는 내부적 원인(경영, 판매 및 판촉 관점, 광고, 언론인 윤리)과 외부적 원인(법령, 통치, 정치적 압력, 노조, 소비자 중심주의)에서 언론 자유에 대한 도전을 평가했다.

불행하게도, 예를 들어 광고업자에 의한 경제적 통제가 독립 언론 역할 수행에 가장 강력한 압력 요소로 떠올랐다. 이는 한국 언론 산업의 취약한 재정 구조 뿐 아니라, 기자와 뉴스 제공자 사이에 한국에서 촌지로 알려진 금품 수수 등 문제가 있는 상호관계와 같은 기사 보도에 있어서 왜곡된 윤리를 반영하고 있다. IPI와 국제PR협회는 최근 언론계에서의 부정부패 척결에 관한 선언문에 서명했다. 이 선언문이 강조하는 것은 언론에 대한 뇌물은 일반인들이 개인적 혹은 집단적인 결정을 내리는데 필요한 신뢰할만한 정보를 얻을 수 없게 된다는 것이다.

한국 언론은 항상 권력에는 상당한 회의를 보여 온 반면, 그들의 영업 이익이나 생존에 관한 것에는 일정한 타협에 주저하지 않아 왔다.

그러므로 발행자와 언론경영진의 영향력이 언론 자유를 저해하는 두 번째로 강력한 요인으로 인식되는 것도 놀랄 일은 아니다. 주요 언론기업 사주들은 사설의 순수성, 편집국의 독립 등의 요구에 더 신경을 쓸 것이다. 주요 인쇄매체는 미국의 그래햄 일가나 술츠버거 가의 조직 모델에 그들의 관심을 돌릴 필요가 있다.

또한 대한언론인회 보고서는 신문 방송의 편집권 독립에 대한 정치적 간섭의 정도를 평가했으며, 유감스럽게도 “대다수 언론인은 여전히 정치권력이 한국 언론자유에 대한 위협으로 인식하고 있다”고 결론지었다. IPI가 항상 강조하였듯이, 언론과 정부권력은 영원한 이해의 상충으로 적대자 관계이다. 하지만 우리는 한국 언론이 간접적으로 언론을 통제하려는 의도의 떳떳하지 못한 많은 관행에 또다시 직면하지 않기를 바란다.

대한언론인회가 다양한 이익 및 압력 단체를 한국의 언론 자유를 침해하는 사회 및 사회의 통제 모델로 삼은 것은 아주 의미 있다. 설문에 응답한 언론인 중 과반수는 이들 이익, 압력 집단이 편집권 독립에 영향을 미쳤다고 믿고 있다. 그러므로 언론개혁을 위한 시민운동이 민주사회 변화를 위한 조정자로 받아들여져서는 안 된다. 언론개혁을 위한 시민운동은 유감스럽게도 정부 정책에 비판적인 주요 신문사를 배척함으로써 스스로의 평판을 나쁘게 하였으며, 나아가 민주주의의 원칙인 출판, 보도 및 논평의 자유를 위협했다.

이외에도 세계적 관점에서 IPI는 소위 ‘언론인의 윤리적 책임’을 만들기 위한 노력이 언론 내용을 통제하기위한 전략 또는 자체 검열을 촉구하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된 것을 많이 보아왔으며, 이 둘 모두 편집권 독립을 신봉하는 언론에 비생산적이다.

우리는 이러한 이익 집단과 정치 단체와의 관계에서 생기는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위해, 한국기자협회가 합리적인 협상에 성공하기를 바란다 .

한국 언론인들은 지속적이고 강화된 교육과 훈련의 중요성을 받아들이고 국제적으로 규정된 직업 기준 강령에 따라 언론직을 수행한다면 그들의 노력이 성공할 것이다. IPI를 대신하여 저는 한국기자협회가 성공적인 40주년 행사를 가지기를 바란다.



본보는 기협 창립 40주년을 맞아 세계적 언론인 단체인 IPI와 IFJ 회장을 대상으로 동시 이메일 인터뷰를 추진했다. 당초에는 두 명의 회장에게 공통된 질문과 개별질문을 던진 후 이들의 답변을 동일한 지면에 함께 다루고자 했다. 그러나 IFJ는 본보의 항목별 질문에 대한 답신을 보내온 반면 IPI는 요한 피리츠 사무총장 명의의 별도의 글을 보내와 지면 제작 형식과 분량을 일치시킬 수 없었다. 그로 인해 IFJ 회장 인터뷰는 5면에, IPI 사무총장 글은 3면에 나눠 게재하게 됐다. <편집자주>

Prof. Johann P. Fritz

IPI Directo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