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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립기념 축시-펜의 주인
축시 2004.08.18 14:47:09
안 도 현
펜의 주인은
펜을 녹슬게 하지 않으려고
언제나 펜을 닦는다네
펜의 주인은
펜 끝을 마르게 하지 않으려고
가슴의 펌프질로 잉크를 퍼올린다네
그의 발걸음이 닿아야
들판은 펼쳐지고
산맥은 꿈틀거린다네
바다는 들썩, 춤을 춘다네
펜으로 어둠을 밝히고
펜으로 불꽃을 만든지 40년,
펜의 주인은
이 세상을 끌고가는 기관사,
무엇을 사랑해야 하고
어떻게 불의와 싸워야 하고
어떻게 희망을 노래해야 하는지 잘 안다네
끊어진 길을 잇고
부서진 마음을 붙이는
펜의 주인, 그가 있어
이 세상은 비로소 맑고 뜨거워지네